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자영업자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16일 밝혔다.
설문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했으며, 대상은 전국 자영업자 525명이다.
그 결과 자영업자의 53.1%는 시간당 8720원인 현재의 최저임금이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72.2%를 차지했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폐업을 고려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현재도 한계 상황이라는 답변이 32.2%로 가장 많았다. 즉, 자영업자 10명 중 3명은 ’21년 최저임금이 동결되더라도 폐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응답자 26.7%는 최저임금이 15∼20% 미만으로 인상되면 폐업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고용원이 없거나 가족이 직원으로 근무하는 자영업자 중에서는 40.6%가 폐업을 고려하는 한계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년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4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이 16.2%로 뒤를 이었다. 1∼5% 미만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은 22.5%였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신규 직원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의 해고를 고려할 거냐는 질문에는 자영업자의 53.9%는 ‘현재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최저임금이 5~10%, 10~15% 인상될 경우에 각각 11.8%가 ‘신규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조사에 응한 자영업자의 23.6%는 제품의 판매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답했다. 최저임금이 1∼5% 미만으로만 인상돼도 가격 인상을 고민하겠다는 응답도 27.2%를 차지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앞서 해결돼야 할 문제를 묻는 질문에는 경기회복(33.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코로나19 종식(31.5%), 정부 자영업자 지원 확대(19.6%), 최저임금제도 개선(14.7%) 등이 뒤를 이었다.
현행 최저임금 제도와 관련해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로는 ‘최저임금 산정기준 현실화(시급 산정 시 분모에서 법정주휴시간 제외)’가 1순위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지역별·업종별 차등 적용’이 뒤를 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은 2018년 말부터 고용을 줄이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이제는 버티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해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