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의 간편식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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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의 간편식 경쟁력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1.02.17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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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특집Ⅰ프랜차이즈의 간편식 경쟁력

코로나19는 외식 시장 축소와 함께 다른 시장의 성장을 가져왔다. 외출을 자제하고 대면을 피하며 가능한 집에 머무는 상황은 외식 시장에 악영향을 끼쳤다. 반면 집에서 삼시세끼를 먹게 되면서 집밥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집에서 먹지만 외식 분위기를 느끼고 싶을 때, 또는 재료를 구하거나 손질하기 어려운 메뉴를 먹고 싶을 때, 색다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밀키트, RMR 등 간편식이 트렌드를 이루면서 인기를 누리게 됐다. 특히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본부와 가맹점 매출 선점을 위해 간편식 시장에 뛰어들면서, 외식 시장에서도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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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의
HMR과 밀키트 경쟁력

외식 시장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외식 시장은 축소된 산업 중 선두에 있다. ‘집콕’과 ‘랜선모임’이 트렌드가 되면서 온라인쇼핑과 배달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뒤를 이어 급성장한 시장이 간편식이다. 즉석밥, 즉석국, 즉석죽 등에 이어 원재료를 담아 레시피대로 따르면 만들어지는 밀키트, 유명 레스토랑의 맛을 담은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의 인기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포장과 배달에 치중했던 외식업계도 간편식 시장에 눈을 돌려 시그니쳐 메뉴를 밀키트로 제작하고 있다. 아예 밀키트 전문 배달 브랜드도 신규 프랜차이즈로 론칭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5조원 규모 예상
‘탈(脫) 삼시세끼’ ‘신(新) 집밥’ ‘MZ쿠킹’. 지난 1월, CJ제일제당 트렌드인사이트팀이 올해 식문화 트렌드로 이 세 가지를 꼽았다. 지난해 상반기 4,700명을 대상으로 9만건의 식단과 26만건의 조리방법·메뉴를 빅데이터 분석으로 예측한 결과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삼가고 재택근무로 이어지고 삼시세끼를 일일이 챙겨먹지 않는 사람들이 늘면서 간편식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HMR 소비 인구 증가 속도는 2019년보다 5배 빨라진 것으로 조사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다. 포장·배달 음식과 간편식 이용이 늘며 집밥에 대한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포장, 배달, 간편식도 내가 차리면 곧 집밥이란 주장이다. 또한, 1980년부터 2004년생까지를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통틀어 일컫는 MZ세대가 외식보다 직접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이 식문화 트렌드가 간편식을 더욱 빠르게 진화시키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이후 1인 가구와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로 식품 섭취의 편리성에 대한 니즈가 확대되면서 국내 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했다. 매해 성장해오던 간편식 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더욱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HMR 시장 규모는 3조 5,000억원이었고, 올해는 4조원 이상, 2022년에는 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간편식, 밀키트, RMR
간편식, 밀키트, RMR 등 간편식을 부르는 이름은 여러 가지다. 간편식은 홈 리플레이스먼트 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식품의 머리글자로, 일종의 인스턴트식품, 즉 즉석식품을 가리킨다. 밀키트와 RMR도 간편식 종류 중 하나였지만, 최근 밀키트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차세대 간편식으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

밀키트란 식사의 Meal 과 키트 Kit 를 합쳐서 부르는 이름이다.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딱 맞는 양의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제공하여 쿠킹 박스, 레시피 박스라고도 불린다. 데우기만 하면 되는 HMR과는 달리 밀키트는 냉장 상태의 신선 식재료를 배송하며, 소비자가 레시피를 따라서 직접 요리해서 먹을 수 있다.

지난해 11번가 식품군의 주요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평균 50% 이상 거래액 증가를 보였거, 이 가운데 밀키트·쿠킹박스는 117%의 고성장을 기록했다는 자료도 있다.

 

외식업계도 간편식 시장으로 
식품업계가 선점한 간편식 시장에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브랜드력이 있는 프랜차이즈들은 그동안 꾸준히 간편식을 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간편식을 앞다퉈 출시하는 상황이다. 배달 맞춤 간편식 브랜드를 론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놀부부대찌개>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부대찌개 전 메뉴를 비조리상태의 밀키트로 포장 배달하고 있다. 진한 사골 육수와 비법 소스, 손질된 신선한 재료들을 냄비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므로 부대찌개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화사곱창’으로 알려진 <군자대한곱창>은 곱창전골 밀키트에 이어 본격적으로 가정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하게 되었다.

모둠한판구이, 소곱창불군만두, 곱창전골 등이다. 포차 프랜차이즈 <팔도실비집>도 ‘밀키트’ 배달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숍인숍 형태로 가맹점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HMR로 활로를
디딤에서는 오래전부터 육가공품을 통한 HMR을 생산해왔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를 계기로 전사적으로 HMR TFT가 구성 되었고, 9월부로 HMR사업부가 만들어져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마포갈매기> RMR 출시를 시작으로 <고래감자탕>, <백제원> 등의 간편식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온 데 이어 최근에는 밀키트 시장 1위 기업인 프레시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연안식당> 간편식을 출시했다. 디딤은 간편식 제품을 판매하는 자사몰 <집쿡마켓>을 오픈하기도 했다. <디딤>의 간편식은 오프라인 매장 기반에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스펙트럼이 넒은 제품 구성과 다양한 타깃층을 위한 메뉴를 제공할 수 있다.

1988년부터 운영된 <군산오징어>는 잠실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지방 고객을 위해 2013년 매장에서 오징어불고기 단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2015년 통신판매 신고 후 본격적으로 온·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하여 10여 종의 품목으로 확대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장 운영 시간의 단축과 거리두기 준수로 인한 어려움을 배달 및 포장을 병행하여 회복하고 있으며, HMR 제품은 전년 대비 약 2배의 매출 증가를 이룰 정도다. 

20년간 외식업계에서 내공을 쌓아온 <스쿨푸드>는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HMR과 밀키트 제품 출시에도 속도를 내면서 비대면 시대에 걸맞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8년 ‘오도독매콤짱아치’를 첫 HMR 제품으로 선보였고,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HMR 제품 시장 진출에 나서게 되었으며 현재 주요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판매 중이다.

 

밀키트가 미래다
<두찜> 밀키트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배달 어플을 통해 ‘두 마리 찜닭’ 주문 시 한 마리는 바로 먹을 수 있는 완조리 상태로, 남은 한 마리는 언제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 형태로 받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맹점주들의 매출을 보호하기 위해서 홈쇼핑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밀키트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가맹점이 없으면 본사도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므로 다른 무엇보다 상생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 

<전골의 법칙>은 육가공업체인 본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곱창전골 밀키트를 개발했다.  본사에서 운영하는 직영매장을 무한리필 고기 식당으로 운영하면서 새로운 매출을 위한 방안으로 시작하여 배달시장에 뛰어든 것이 2018년이다. 2020년 1월부터 정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는데, 2월에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가맹문의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에 따로 대비한 것이 아니었지만 미래를 대비한 셈이 되면서 현재 시장 상황에 가장 걸맞는 형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가맹점이 빠르게 늘고 있다. 

<곱스떡스>는 2020년 12월 초 곱창·막창·대창 떡볶이와 3가지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밀키트 제품을 론칭했다. <곱스떡스>는 매장이 안정화되고 맛있는 떡볶이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밀키트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곱스떡스> 밀키트로, 고객들은 집에서 번거롭게 곱창, 막창, 대창을 손질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맛집의 직화 떡볶이를 맛볼 수 있다. 자사몰을 비롯한 종합몰, 신선식품 전용채널, 소셜 채널 등 다양한 온라인 유통을 진행하고 있다. 

 

밀키트 전문 프랜차이즈 등장 
간편식의 한 종류에 포함됐던 밀키트가 특히 놀라운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포장에서 배달로, 배달에서 밀키트 출시로 점점 형태를 다양하게 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밀키트 전문을 내세운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본사에서 주요 재료와 소스 등을 보내면 가맹점에서는 주문에 맞춰 재료를 소분해 밀키트를 구성하면 끝이다. 비조리품만 취급하는 경우에는 화구가 아예 필요없을 정도다. 재료를 다듬느라 체력을 소모하고, 요리하느라 불 앞에서 열기와 싸우거나 화상을 입는 위험성마저 줄어드는 것이다. 좋은 상권을 찾을 필요도 없고 숍인숍일 경우 냉장고와 냉동고, 전자레인지만 있는 곳이면 어디든 상관없다. 창업비용은 적은 데 비해 수익이 좋은 결과를 얻는 셈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 현상에 대해 코로나19는 기폭제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미 매년 성장하고 있었고,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이미 시장에 안착됐기 때문에 이를 찾는 고객들의 수요는 여전할 것이란 전망이다. 빠르게 늘고 있는 밀키트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외식 시장에서 숨통을 튼 양상이며, 코로나19의 종식 이후에도 여전히 시장에서 안정성을 보일 지는 브랜드별로 안고 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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