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아닌 퀄리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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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아닌 퀄리티 시대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0.12.3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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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식품유통 경제학과 겸임교수
김태경 박사

김태경 박사는 식육 전문 마케터다. 건국대학교 식품유통 경제학과 겸임교수이자 미트컬처비즈랩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30년 넘게 식품 업체 직원, 고기 유통 종사자들과 함께 활동해 온 베테랑으로 통한다. 70만 개의 식당이 있다면 70만개의 다른 생각이 있다고 말하는 그는 식당의 목적은 ‘돌봄’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조력자다. 

건국대학교 식품유통 경제학과 겸임교수 김태경 박사  ⓒ 사진 황윤선 기자
건국대학교 식품유통 경제학과 겸임교수 김태경 박사 ⓒ 사진 황윤선 기자

 

태경 박사는 1세대 브랜드돈육 마케터다. 여러 전문가와 고기 숙성 기술을 정립해 드라이에이징 전도사로 활동해 온 그는 국내 육류 산업에서 차별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아라이 미치나리와의 공저 ‘외식업 생존의 법칙’을 리뉴얼하며 코로나 시대 실무자가 명심해야 할 외식업의 기본기를 다시 전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식당 운영 공부 없이는 안 돼
김태경 박사는 최근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외식업 생존의 법칙’을 리뉴얼해 서점가에 다시 내놓았다. 식당 운영 실무자가 알아야할 매뉴얼과 프로세스를 알려주는 책이다. 김 박사는 “공부 없이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고 프랜차이즈 본부도 관심이 점포수 늘리는 데에만 집중돼 있는데, 성공하는 프랜차이즈 모델은 식자재 매입 원가를 떨어뜨리는 등 체계적인 구매 관리 시스템을 지원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육류 식당에서도 사장이 고기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기를 디테일하게 알면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브랜드 시그니처를 만들 수 있는데, 모르면 남들이 다 하는 유행 아이템만 좇다 경쟁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이는 그가 고기를 포함한 식재료의 본질에 대한 책을 쓰고 꾸준히 교육을 해온 이유다. 그는 2016년부터 50회 이상,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국내에서 숙성 고기 간판을 내걸고 운영하는 곳 중 그의 책이나 강연을 접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라고 자부한다.

 

건국대학교 식품유통 경제학과 겸임교수 김태경 박사  ⓒ 사진 황윤선 기자
건국대학교 식품유통 경제학과 겸임교수 김태경 박사 ⓒ 사진 황윤선 기자

줄어들고 있는 외식 시장
김 박사는 코로나19로 커지고 있는 배달음식 시장에 대해서도 낙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일침했다. 우리나라도 전체 외식시장이 일본처럼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1997년부터 경기불황, 저출산 등을 원인으로 외식시장이 줄어들었고,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 청년실업, 비용지출 문제 등으로 외식시장이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업자수와 관계없이 식당의 규모와 테이블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금은 배달음식점이 늘고 있지만 이 단계가 지나면 테이크아웃 가게가 증가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육류 시장의 경우 코로나19로 가정에서 소비하는 삼겹살 매출이 증가한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등교가 미뤄지고 학교 급식이 사라지면서 뒷다리살 매출은 줄어들었다. 자연스레 가격도 하락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김 박사는 내년도 육류 시장에서는 삼겹살이 지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장에 고기가 남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라며 “이미 뒷다리 정체현상으로 20만 톤의 재고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냉동과 냉장 가격의 차이가 거의 없는 뒷다리를 소진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면 그 차이가 큰 삼겹살은 아무래도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돈 버는 것 이상의 목적 있어야
김 박사가 인터뷰에서 몇 차례나 강조한 것은 단골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지금은 쌍방향 관계가 중심인 시대이고, 손님이 나를 기억하고 내가 손님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식당 교육에 있어서도 돈 버는 방법보다 좋은 관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다. “식당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돌봄을 가르치는 것, 확장만이 옳은 답은 아니라는 것, 퀄리티를 판매하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브랜드 철학이란 오너의 마음이다.

김 박사의 표현에 따르면, 70만 개의 식당이 있다면 70만 개의 생각이 있다. “20~30년 전에는 식당 하면 밥은 먹고 산다는 말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면서 “그렇다면 피해가 없는 최소한의 모델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규모에 따른 모델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다양한 방면에서 새로운 모델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청년들의 스타트업을 도와주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그는 현재 제주 비바리즈라는 청년 스타트업과 함께 내년에 누룩을 숙성·발효시킨 제주도 흑돼지뒷다리 불고기 식당 프랜차이즈를 준비하고 있다. 부부노동력으로 할 수 있는 파격적인 가격의 식당 모델이다. 그가 시장에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그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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