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예측한 2020년 창업 트렌드 중 하나는 ‘무인화’였다. 창업 비용 대비 효율성과 유지비용을 이유로 로봇 등 무인화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 것이란 예측은 코로나19라는 뜻하지 않은 위기로 더욱 가속화됐다. 키오스크 설치 매장이 급속도로 늘고 있고, 로봇이 일하는 매장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 현상은 이제 트렌드이자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키오스크는 대세
포스트코로나, 뉴노멀 등을 얘기할 때 이젠 무인화를 뺄 수 없다. 코로나19로 일상의 대부분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가장 먼저 무인 키오스크의 활용이 늘어났다. 키오스크는 이미 주민센터, 공항, 병원 등 일반 사무 서비스로 널리 활용이 되고 있었다. 외식업계에서는 패스트푸드점에 설치되는 사례가 늘고 있고, 키오스크를 통한 주문이 이루어지는 커피전문점 등이 뒤를 잇던 참이었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으면 직원이 따로 주문을 받을 필요 없이 커피를 만드는데 집중할 수 있어 인건비를 줄이거나 서비스를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키오스크의 등장은 불경기에 최저 임금의 급격한 상승이 가져온 결과 중 하나다. 더불어 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기술 발전도 키오스크를 활용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용 방법이 점점 편해지고, 비용 또한 대여를 할 경우 직원 고용보다 훨씬 부담을 덜 수 있다.
로봇의 활약
코로나19는 키오스크를 기본으로 로봇의 등장도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달콤>의 로봇 카페 <비트>의 등장은 예고였다. 이제는 서빙 내지 배달까지 로봇이 서비스하는 시대가 왔다. 비대면을 선호하게 되면서 이런 로봇의 등장에 대한 거부감이 덜해진 것이다.
<달콤>에서 운영하는 로봇카페 <비트>는 복합쇼핑몰, 휴게소는 물론 대학교와 아파트단지까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단순히 커피를 만들고 제공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AI 기능이 탑재된 비트는 고객에게 인사말까지 건넬 정도로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몰 비트 매장의 바리스타는 로봇 ‘로빈’은 커피를 내리는 1분 여의 시간 동안 고객에게 미소짓는 모습으로도 화제가 됐다.
제너시스BBQ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서빙 로봇 ‘푸드봇’을 도입했다. 미래형 매장인 ‘편리미엄’ 매장에서 시행 중인 ‘푸드봇’은 식탁에 음식을 서빙해주는 역할을 한다.
CJ푸드빌과 LG전자가 개발한 클로이 서브봇, <배달의 민족> 우아한형제들이 자체 개발한 딜리플레이트 등도 시험 운영 중이다. 클로이 서브봇과 딜리플레이트는 다양한 음식점에서 서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CJ푸드빌 <제일제면소>는 지난 2월부터 LG전자가 개발한 LG 클로이 서브봇(LG CLOi ServeBot)을 국내 최초로 현장에 도입했다. 클로이 서브봇은 지능형 자율주행 기능으로 최적의 동선을 파악해 주문한 테이블에 도착하며. 3D 카메라와 초음파 센서로 장애물을 피하거나 멈춰 설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실내 자율주행 서빙 로봇 ‘딜리플레이트’, 실내 자율주행 층간 이동 배달 로봇 ‘딜리타워’, 실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드라이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얼마 전 방송에서 화제가 된 <롸버트치킨>은 로봇 두 대가 치킨을 반죽하고 튀겨내는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키오스크로 치킨 주문이 들어오면 한 대가 잘린 생닭에 반죽을 하고 옆에 놓인 다른 로봇이 튀기는 방식이다. 다 튀겨진 뒤 조리에 사용된 기구의 설거지까지 로봇이 끝낸다.
협회도 지원 사업 시작
시대에 발맞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협동로봇 활용 가맹점 운영 모델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협회는 최근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2020년도 서비스 로봇 활용 실증사업’의 ‘프랜차이즈 매장 협동로봇 보급을 위한 산업 활성화’ 과제의 협약을 완료하고 <커피베이>, <고피자>와 함께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커피베이>는 단순·반복적인 커피 제조 업무를 수행하고 야간에는 무인판매까지도 가능한 협동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고피자>는 화덕 피자 조리 후 커팅·이동, 소스 드리즐 등의 후처리 전 과정을 협동로봇으로 자동화한다는 계획이다. 조리 과정에서의 사고 발생 가능성을 줄이면서도 일정한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1인 주방’ 모델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렇게 로봇이 속속 도입되면서 점포 무인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속화되는 무인화 시스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로봇이 사람 대신 일자리를 차지하면서 실직자가 늘고, 수입이 없으면 지출도 어렵다. 외식에 쓰는 지출부터 줄이기 쉬운 만큼 악순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세라곤 하지만 무인화 시스템에 대해서는 업계도 개인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