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외식생활 VS 사치스러운 외식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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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외식생활 VS 사치스러운 외식생활
  • 김태경 Ph.D
  • 승인 2020.10.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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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식당

코로나가 터지고 뉴노멀이라는 말이 일상화되었다. 뉴노멀 시대의 외식브랜드는 사치스러운 외식생활에 포지셔닝하지 말고 슬기로운 외식생활, 근검절약하는 외식 생활에 포지셔닝을 해야 한다. 슬기로운 외식생활 근검절약하는 외식 생활, 웨인 그레츠키(인류 역사상 전 종목을 통해 가장 골을 많이 넣은 캐나다 출신의 아이스하키 선수)가 이야기한 퍽이 가야 할 곳이다.

 


‘먹방’이 음식 낭비 부채질? 시진핑 한마디에 중 ‘들썩’
음식물 낭비가 심각하다는 시진핑 국가 주석의 한마디에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방송에서는 이른바 먹방에 대한 규제가 거론되고, 우리 국회격인 전인대에서는 음식 낭비를 막는 입법에 착수 했다.(출처 KBS NEWS 2020.8.13.)

코로나와 ASF 등으로 중국의 식료품 가격이 특히 계란과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한다. 지구의 기후 위기 속에서 식량 위기에 대한 중국의 선제 대응책이다.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중국은 지금 전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도 안정적인 상황임에도 이런 코메디 같은 조치를 국가 원수가 언급하는 건 단순히 시지핑의 농담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큰 위기에 대한 준비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도 긴 장마로 애호박 등 채소 값이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이걸 일시적인 현상으로 가볍게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다. 한편에서는 기후 위기 등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는 심각하게 지구의 위기라고 보고 있다.지난 겨울 호주 산불, 유럽과 아시아의 아프리카돼지 열병, 전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 시베리아의 이상고온 등 지금 지구는 큰 이상 변화에 시달리고 있다. 전 세계 경제 역시 심각한 상황으로 대공황이 온다고 한다. 하반기 경제 전망이 심각하다. 거시적인 경제 지표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연일 페이스북에 식당 폐업한다는 페친들의 글

들이 올라오고 있다. 잘되는 식당은 더 잘 되는 것 같고, 그나마 현상 유지를 하던 식당들은 폐업의 길로 들어서는 분위기다. 

 

 

 

우리는 사치스러운 외식생활을 하고 있다  
먹방이 음식 낭비를 부채질한다는 시진핑의 말이 코메디 같은 소리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SNS나 유튜브의 먹방이 외식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외식 소비가 엥겔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통 경제가 성장하면 엥겔지수가 낮아지는데 우리나라는 엥겔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사실 엥겔지수는 살기 위한 먹어야 했던 시대의 지표다.

지금처럼 먹기 위해 사는 식생활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 낡은 지표일 수 있다. 하지만 중앙일보에 2017년 기사화된 엥겔지수를 보면 우리나라의 식생활 소비가 살기 위해 먹는 소비에서 먹기 위해 먹는 소비로 많이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맛있는 걸 찾아 먹는 걸 넘어 맛있는 걸 먹고 있는 자기 모습을 SNS상에 자랑하고자 유명 식당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나라는 외식비 포함 엥겔지수가 27.4, 외식비 제외 엥겔지수가 14.1이다. 순수하게 외식비의 엥겔지수가 13.3이 된다. 일본 외식비의 엥겔지수가 4.8인 것에 비하면 너무나 과도한 외식비의 지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우리는 사치스러운 외식생활을 하고 있다.(물론 일본은 외식과 배달음식 같은 중식을 분리해서 중앙일보의 통계에 일본의 중식이 외식에서 빠져 있고 우리나라는 중식이 외식에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난 이제 우리나라도 외식과 중식(배달음식, TAKE OUT)을 분리해서 통계를 작성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과감하게 업종 전환을 하거나 폐업하기를 권한다
앞으로 우리나라 엥겔지수는 더 높아진다. 이는 더 사치스러운 외식생활의 결과가 아니라 분모인 소득의 감소로 분자가 늘어나지 않아도 엥겔지수가 많이 올라가게 된다. 문제는 더 이상 엥겔지수가 올라갈 수 없을 만큼 이미 우리나라의 엥겔지수가 높기 때문에 분모인 소득이 감소할 시에는 분자 중에서 사치스러운 외식생활이 슬기로운 외식생활, 근검절약하는 외식생활로 급변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사치스러운 외식 생활 인스타 사진용 식당 등은 아주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소비가 둔화될수록 브랜드 충성도는 더 높아져서 잘되는 식당은 더 잘되고 안 되는 식당은 망하게 된다.

이미 잘되는 식당과 안 되는 식당이 구분되어 있다. 자기 식당이 잘되는 식당인지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적자폭이 커지는 안 되는 식당인지 빨리 판단하는 것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 지금은 아직도 코로나중이다. 다 안 되니 위로가 될지 모른다. 코로나가 끝나도 회복할 수 없는 식당들이 있다. 자기 식당이 안 되는 식당이라면 과감하게 업종 전환을 하거나 폐업하는 것을 권한다.

이제 진짜 웨인 그레츠키의 오래된 명언처럼 “나는 퍽이 있는 곳이 아니라 퍽이 가야 할 곳으로 움직인다.” 코로나 이후 달라지는 사회의 변화 앞에서 미리 준비를 하면 된다. 코로나 이후의 식당 생존 법칙은 첫째, 식당 규모를 줄여서 지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인건비 등 고정비성 경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부부, 가족생계형 식당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식당 사장님들의 어설픈 자본가 놀이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철저한 식당 사장 노동자만 살아남는 고난의 시대가 온다.

 

브랜드 식당의 핵심 아이덴티티는 ‘맛’
둘째, 식당은 마케팅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맛으로 승부한다는 오래된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아직도 식당에서 맛이 30%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최선의 방법은 업에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마케팅을 잘 해서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지는 브랜드는 만나기가 어렵다. 마케팅을 잘해서 길게 성공하는 식당은 없다. 식당은 맛집이 오래 살아 남는다. 잘되는 식당은 맛으로 승부한다. 브랜드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맛이다. 난 브랜드 식당의 핵심 아이덴티티는 맛이라고 주장한다.

셋째, 가격을 다시 보자. 맛은 가격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만약 지상 최고의 인기 막국수집인 고기리 막국수가 막국수 한그릇에 평양냉면 가격 정도인 12,000원 받는다면 지금의 인기가 계속될까? 맛을 만족시키는 가격을 찾아야 한다. 남이 점심 메뉴 8,000원 하다고 나도 8,000원하라는 법은 없다. 앞으로는 고고가 저저가의 전략적 가격 선택이 필요하다. 비싼 것은 더 비싸게 싼 것을 손님들이 망할까 걱정할 정도로 싸게 팔아야 한다.

넷째, 숫자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숫자를 못 읽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말하는 숫자는 자기 식당의 경영 실적 분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포스 데이터만 잘 분석해도 식당 고객의 성향을 알 수 있다. 내 식당의 미래가 보인다.

 

 

김태경 Ph.D 식육마케터, 건국대학교 미트컬쳐비즈랩·식품유통경제학교 겸임교수.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에서 학부과정과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롯데햄우유, 도드람양돈농협, TGIF 등 국내외 주요 육류생산과 가공, 그리고 외식업체에서 식육마케터로 활약해왔다. 국내 축산물이 처음 브랜딩 되기 직전 축산물 브랜드화의 필요성을 가지고 학위논문을 작성했고, 실제로 1세대와 2세대 돈육브랜드 론칭 과정에 참여하며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며 축산물 전문 마케터로 오랫동안 활약해 왔다. e-mail pigres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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