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청계천로에 위치한 <아마츄어작업실>은 카페 겸 와인바이다. 작업하는 사람들을 생각한 공간과 메뉴는 고객들을 찾아오게 한다. 지속가능한 문화공간이 되고자 하는 이곳은 이미 프로 정신을 담고 있다.
작업실의 꿈
미국 유학을 하던 김경민 대표는 누군가 꿈을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칼럼을 쓰고 그림 전시를 하고 사진전도 하는데 장소를 옮기면서 작업하는 것이 불편해서, 내 작업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내 작업실을 갖는 것이 꿈이었죠. 프로작가도 아닌데 직업실이라고 부르면 부담스럽고 하이퀄리티로 볼 것 같아서 <아마츄어작업실>을 만들었어요.” 아마추어라는 말은 실험 정신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2016년 8월 익선동에서 시작한 <아마츄어작업실>은 당시 방이 4개 있는 구조였다. 콘셉트에 따라 방을 각각 그림, 사진, 칼럼으로 채우고 나머지 한 방은 대화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2019년 10월 청계천로로 이전했다. 이전의 콘셉트에 이어 현대인은 모두가 작가라는 의미를 담았다.
한옥 두 채를 합친 이곳은 오래전 목재 판매소였다. 이후에 식당이었다가 공사 시작 5개월 후 <아마츄어작업실>로 변신했다. “현대식으로 공정된 것을 뜯어내고 복원하는 과정이 오래 걸렸어요. 마이너스에서 제로로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고요. 썩고 기울어진 것을 바로잡는 시간이 걸렸어요.”
찾아오는 재미
고재로 만든 가구, 오래된 재봉틀, 테두리에 자개가 둘러진 거울 등 앤티크스타일의 가구와 소품으로 공간을 채웠다. “고재가 주는 좋은 느낌을 다른 분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어요.” 김 대표는 오래된 물건들을 모아 창고에 넣어둔다. 주변에서 주기도 하고 버려진 물건들을 김 대표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노란색 전구는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더한다. “조명의 밝기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너무 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게, 낮에도 밤에도 어울리게 조절하는 것이요.” 스탠드 형식, 천장에서 늘어지는 형식, 벽에 거는 형식 등 각기 다른 모양의 조명이 공간을 조화롭게 비춘다.
소파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 창문을 보면서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자리, 혼자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자리 등이 있다. 주문대 옆의 바 좌석에는 의자가 줄지어 있으며 전통 무늬의 문창살 너머에는 테라스가 보인다. “발품을 팔면서 많이 다녀요. 대로변에서 한 블럭 들어와 있는 곳이 좋아요. 가격 부담도 덜고 찾아오는 재미도 있어요.”
지속가능한 힘
평일 점심시간에는 직장인 고객들이 많으며 이후부터는 SNS를 보고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다. <아마츄어작업실>은 공간 대비 테이블이 적고 테이블 간격이 넓다. 대화를 나누기에 부담 없는 분위기를 만들며 자리마다 콘센트를 배치하여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고객들이 머무르도록 한다.
“저는 작업을 하고 책을 읽는 모습이 좋아요. 저도 그랬었고요. 그 분들을 타깃으로 공간을 만들어요.” 벽면에는 김 대표가 쓴 칼럼, 찍은 사진 등을 전시 해놓았다. 방문하는 고객들도 예술과 인문학을 즐기고 편하게 작업하기를 바라는 간접적인 메시지다.
커피는 머신을 쓰지 않으며 독특한 품종들을 선보인다. 메뉴에 스토리를 넣으며 고객들에게 좋은 컨디션을 줄 수 있고 작업에 의미가 될 수 있도록 한다. 김 대표는 앞으로 브랜딩과 콘셉트에 대한 의견을 맞추어 직영점 같은 가맹점도 진행해보려 한다. “온라인 콘텐츠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온라인에서 커피나 베이커리 등을 판매하고,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토크를 하면서 예술과 인문학을 즐기는 방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마츄어작업실>이 지속적인 문화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오 픈 2016년 8월
주 소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97-6
규 모 231m² (70평)
대표메뉴 드립커피 익선동 5,500
드립커피 헤밍웨이 13,500
네모 치즈 케이크 6,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