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만 봐도 알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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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만 봐도 알 수 있잖아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0.05.2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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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차돌> 거여역점 양진영·정윤주 점주

15년 간의 과일도매사업에서 이제 외식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함께 가는 양진영, 정윤주 점주. 다소 낯선 길이지만 서로가 있어 든든한 두 사람은 벌써 옆집까지 내 가게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일차돌 거여역점 양진영·정윤주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일차돌 거여역점 양진영·정윤주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이심전심. <일차돌>거여역점 정윤주, 양진영 점주는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뜻을 전할 수 있다. 15년 동안 과일 도매사업을 함께 운영했던 경험은 아! 하면 어! 할 정도로 부부가 한마음이 되게 해준 것이다. 처음 하는 외식업, 처음 하는 고깃집이지만 두 사람은 사랑과 믿음으로 순탄하게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글 김민정 부장 사진 이현석 팀장


택시 타고 오는 고객도 
정윤주 점주와 양진영 점주가 <일차돌>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곱창’이었다. 오래 운영하던 과일도매상을 접고 제주도에 내려가 지내던 두 사람은 <일차돌> 제주점에 갔다가 맛에 반했다. 특히 곱창을 가장 좋아하는 정윤주 점주는 ‘이 매장을 하면 곱창을 마음껏 먹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일차돌>은 전 연령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메뉴로 구성돼있다. 차돌박이를 비롯해 곱창, 대창, 막창 등 메뉴와 구이, 전골 등 다양한 조리법이 있고, 시즌과 트렌드에 맞춘 정기적인 신메뉴 출시 등 메뉴만으로도 지루하지 않았다. 

가족들 얼굴도 자주 못보고, 쉴만큼 쉬었으니 다시 서울로 돌아와 사업을 해볼까 고민하던 참이었다. 남한산성에서 고깃집을 30년째 운영하는 시어머니를 지원군으로 삼아 창업을 결심했다. <일차돌> 거여역점을 오픈하자마자 고객으로 북적이면서 단골을 확보한 배경에는 시어머니가 있었다. 열무김치 등 밑반찬 5가지를 이틀에 한 번 꼴로 해주신 덕분에 평판이 높아졌다. 기존의 반찬에 거여역점만의 비밀병기인 시어머니의 밑반찬이 더해지니 화려하고 풍성한 식단이 됐다. 성내동에서 일부러 택시를 타고 오는 고객이 생길 정도였다.


어린이부터 가족까지 다양한 단골손님
“가장 좋은 점이요? 사랑하는 남편을 계속 보잖아요.” “행복합니다, 너무 좋아서!”
직장과 가정에서 내내 함께 지내다보면 트러블이 생길 만도 하건만 양진영 점주와 정윤주 점주는 마냥 좋다는 답이다. 친구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과일 도매사업도 15년을 함께했다. 돈관리는 아내가, 외부 일은 남편이. 15년의 시간이 있었으니 지금도 호흡이 척척이다. 눈빛만 봐도 원하는 것, 바라는 것을 모두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부부가 함께 사진을 찍을 때 포즈도 자연스럽다. 싸울 일이 생기면 가능한 한 집에 가서 하는 습관도 생겼다. 

얼마 전에 다툼은 사소한 지적에서 시작됐다. 무례한 손님에게 고급레스토랑에서나 볼 법한 깍듯한 서비스와 친절을 제공하는 남편의 모습에 정윤주 점주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고 했다가 싸움으로 번진 것. 정윤주 점주의 눈에는 고객의 요구가 선을 넘나들 정도였지만 반면 양진영 점주는 “손님이 밥먹여주니까” 그럴 수 있다는 입장이 팽팽했다. 팽팽한 끈이 무너지겠다 싶으면 한쪽이 양보한다. 순간을 피하면 흥분이 가라앉으면서도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일과 사랑을 함께 해온 부부의 운영 노하우이기도 하다.

 

일차돌 거여역점 양진영·정윤주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일차돌 거여역점 양진영·정윤주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다같이 만들어 갈 명품 프랜차이즈 브랜드
오픈한 지 6개월. <일차돌> 거여역점이  동네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금세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 찰나 코로나19가 갑작스럽게 닥쳤다. 고기가 맛이 없는 것도, 불친절하거나 서비스가 불만족인 것도 아니고 전 세계를 강타한 바이러스가 원인이니 마땅한 대처나 전략도 떠올리기 어려웠다.

같은 평형대 매장 중 최고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신나게 장사하면서 막 궤도에 오를 무렵이라 더욱 아쉬움이 크다. 고객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정윤주 점주는 양진영 점주를 돕는 보조 역할로 매장에 나오는 시간을 줄였다. 그래도 장사가 안 되서 직원을 내보낼 처지에 놓인 가게들에 비하면 위기를 잘 헤쳐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제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다시 고객이 돌아올 기미가 보인다. 그때 전단지나 본사의 도움을 받아 SNS홍보를 할 계획이다. <일차돌> 매장 내 모든 직원은 필수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주방집기, 매장의 정기적인 소독 등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니 고객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알리고 있다. 이 위기를 잘 극복한 후에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한 후 매장을 더욱 크게 넓히고 싶다는 당당한 포부마저 생겼다.
“이 자리에서 더 크게 하고 싶어요. 옆 가게까지 터서 넓어진 매장에 고객이 꽉 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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