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닝아웃의 핵심 키워드는 “착함·스토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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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닝아웃의 핵심 키워드는 “착함·스토리·공감”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0.05.08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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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Ⅰ프랜차이즈 트렌드 '미닝아웃' :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

최근 미닝아웃, 즉 가치소비가 중요한 소비 트렌드로 등장하면서 기업 마케팅과 경영방식이 바뀌어 가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미닝아웃 트렌드에 대해 양적 소비가 질적 소비로 나아간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바라봤다. 그와 함께 미닝아웃의 배경과 흐름, 앞으로 프랜차이즈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조망했다. 


Q. 미닝아웃은 제품의 품질과 가격이 우선이었던 소비 기준이 신념과 가치관으로 차원을 바꾼 것이다. ‘가치를 소비한다’는 개념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나.
가치소비의 배경에는 제품이나 서비스간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존재한다. 비슷한 것이 모여있을 때 선택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가치를 소비한다는 것은 양적 소비가 아니라 질적 소비로 가는 것이므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장 보드리야르가 말했던 것처럼, 모조된 가짜들이 판치는 시뮬라시옹 사회에서 ‘가치소비’의 확산은 현대인들의 소외된 삶과 소비 풍토에 좀 더 인간적인 입김을 불어넣는 효과를 가져온다. 진정성에 조금 더 다가간다는 의미로 소비자 인식이나 각성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Q. 소비에 대한 기준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인가. 
소비의 기준은 각 시대의 사회적·경제적 상황과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세계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라서 달라진다. 과거 못 살던 시대에는 가격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값싼 공산품의 대량 생산과 소비가 이뤄졌다. 이후 중산층이 늘어나고 어느 정도 살만해지자 과시 욕구가 강해졌다. 이는 물질적 결핍과 신분에 대한 결핍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이때는 브랜드 제품과 값비싼 명품이 인기였다. 

현재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 세대와 달리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랐다. 대신 맞벌이 부부, 가정의 해체, 개인주의의 만연 등으로 정신적 공허감을 느끼고 있다. 이들은 과시를 위한 소비를 원하지 않는다. 흔해졌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소비의 경험과 그 경험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의미가 중요하다. 

아울러 전세계적인 이슈인 양극화 현상에 압도돼 있는 이 세대는 사회적 신분 및 계층이 고착화된 사회구조에 일종의 정신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공정성에 상당히 민감하다. 여기에 1초만에 지구촌을 하나로 엮어주는 플랫폼이 고립된 개인을 하나의 커다란 공동체로 묶는다. 바로 이런 사회적 특징과 변화가 가치소비의 배경이 된다. 정신적 공허함, 공정성에 대한 갈망, 공동체 의식이 가치소비의 이면에 숨어 있는 것이다. 

 

Q. 미닝아웃 트렌드는 전세계적인 흐름이다. 특별히 눈 여겨 보고 있는 흐름이나 키워드가 있나.
개인적으로 미닝아웃의 핵심 키워드를 ‘착함’, ‘스토리’, ‘공감’으로 꼽고 싶다. 
착함은 내가 선택하는 상품이나 기업이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지자 많은 가맹본부가 로열티 및 물류대금 인하, 가맹점 소독 방역 지원 등을 통해서 착한 프랜차이즈 대열에 동참했다. 고객들에게 일회용 손세정제를 무료로 나눠주는 곳도 있다. 코로나19 극복 응원을 위한 이러한 움직임은 좋은 마케팅이 될 뿐만 아니라 착한 경영 방식의 표출이기도 하다. 

스토리는 그 제품에 담긴 이야기다. 이야기는 단순히 상품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기업가, 제품을 만든 사람, 제품이 소비되는 정황, 에피소드, 탄생 비화 등 다양한 측면을 담고 있다. 스토리에 대한 관심을 소비의 인간화라고 규정하고 싶다. 물질이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사람이 개입된 생산 소비의 사회적 맥락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브랜드가 가진 좋은 이야기는 고객에게 좋은 기억으로 자리잡아 제품이나 서비스에 가치를 더해준다. 

공감은 너와 내가 하나라는 인식이다. 사회에 불행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존재하는 한 누구도 그의 불행에서 분리될 수 없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아프면 가족 모두가 힘들고 침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관점이 사회 전체로 확산됐다. 어떻게 공감 요소를 생산과 소비에 담아내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사장과 조직원, 가맹본부와 가맹점은 맡은 일이 다를 뿐 상하 관계가 아니다. 이런 가치관이 사업에도 반영되어야 고객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Q. 가치 지향 소비로 각광 받고 있는 브랜드도 있지만, 불매운동으로 나락에 떨어진 브랜드도 있다. 예비창업자가 창업 콘셉트를 잡거나 브랜드 운영 시 염두에 둘 만한 팁이 있다면. 
앞의 세 가지 키워드를 사업에 적용해보길 바란다. 착하게 경영하고, 스토리를 창조하고, 공감과 소통을 마케팅의 핵심으로 삼아라. 먼저 프랜차이즈 창업자의 경우 가맹본부를 선택할 때 착한 본부를 선택해야 한다.

또한, 가맹사업자든 개인사업자든 재미있고 창의적인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실패는 개인적으로는 고통이 될 수 있지만 이를 승화시키면 위대한 스토리가 될 수 있다. 모든 것을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의 인생도 기업의 경영도 결국 한 권의 소설이다. 무엇보다 지키지 못할 공허한 구호를 나열하지 말고 솔직하게 소통하길 바란다.

‘최고’, ‘최대’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거나 사실과 달리 ‘오늘도 최고’라고 말하기보다 ‘오늘 음식은 망했어요, 그래서 싸게 드릴게요’ 이렇게 마케팅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Q. 소비 트렌드가 의미 지향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프랜차이즈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있는데 일부 가맹본부들은 여전히 구시대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고객을 수동적인 존재로 방치하는 마케팅에 비용을 투자한다. 스쳐 지나가는 타인 같은 마케팅에 피 같은 돈을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그 돈이 어떤 돈인가. 창업자가 평생 모아온 돈이고 가맹점주가 휴일도 없이 일하며 얻은 매출에서 떼온 돈이다. 브랜드 전략을 바꿔야 한다.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어디에 가치를 두는지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프랜차이즈와 예비창업자 모두 유념해야 한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 ⓒ 사진 업체제공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 ⓒ 사진 업체제공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K프랜차이즈 리더과정 주임교수. 프로슈머 전략가이자 마케팅 트렌드 창업 프랜차이즈 컨설턴트. 저서로는 「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CEO의탄생」, 「내사업을 한다는 것」 등이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 등에서 ‘부자비즈’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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