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메쯔거라이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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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메쯔거라이의 등장
  • 김민정 부장
  • 승인 2019.10.2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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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메마이스터슐레

자영업이 변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고객의 성향이 바뀌면서 자영업자들은 예전과는 다른 태도와 시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자영업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와 기획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려고 하는데, 오랜 역사를 가진 정육계만 지금까지의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훔메마이스터슐레는 고객에게 만족을 주지 못할 때에는 곧 부실 운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염려한 임성천 마이스터가 만든 교육기관이다.    

▲ 훔메마이스터슐레 실습장면 ⓒ 사진 황윤선 포토그래퍼 / 훔메마이스터슐레 제공

한국형 메쯔거라이 
‘메쯔거라이’. 최근에 자주 듣게 되는 명칭이다. 독일에는 소·돼지 한 마리의 전 부위를 활용하여 다양한 제품들을 즉석에서 가공하여 먹을 수 있는 육제품으로 진열 판매하는 점포가 있다. 식육 마이스터에 의해 운영되는 가내수공업형 식육전문점인 이 곳이 ‘메쯔거라이’다. 

한국인 최초로 독일의 식육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한 훔메마이스터슐레 임성천 교장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을 찾아 많은 연구를 해왔다. 한국의 축산업과 정육점 형태로는 안정된 수익이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임성천 교장은 독일의 메쯔거라이를 한국 실정에 맞게 안착시키는 방안을 고민해왔다.

지난 2013년 축산물위생관리법이 개정되고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이라는 업종을 신설하면서 대기업 뿐 아니라 정육점 · 축산 농가 등에서도 식육가공품을 제조할 수 있게 바뀌면서 ‘한국형 메쯔거라이’의 가능성이 열렸다.

임성천 교장은 ‘내 손에 모든 기술을 갖게 하는 그런 기술로 경쟁력있는 자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독일식 육가공전문학교 훔메마이스터슐레를 설립했다. 중세 이래 발전을 거듭해온 독일의 마이스터 양성시스템인 도제 훈련방식을 국내에 접목하여 배울 수 있는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교육기관이다.


훔메마이스터슐레가 독보적인 이유 
식육 전문 교육 기관이 몇 개 있지만 훔메마이스터슐레처럼 한국 시장을 반영한 외식 창업을 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가진 곳은 없다. 한국 최초의 독일 식육마이스터 임성천 교장이 햄, 소시지, 미트로프, 슈바이네학센 등과 같은 수 십 가지의 다양한 즉석육가공제품 생산 기술을 철저하게 익힐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이 기술로 수제 육제품을 판매하는 스몰비어 전문점, 신개념 정육점, 프리미엄 부대찌개, 브런치 카페, 레스토랑, 핫도그 전문점 등의 콘셉트로 창업 시장에 나간다면 감히 비교가 안 되는 큰 경쟁력이 생긴다. 실제로 수료생 중 대형 매장과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 활약을 보인 경우도 있다. 권병선 사무총장은 훔메마이스터슐레가 독보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 손에 쥐어주는 실습교육 방식입니다. 발골교육 즉 발골, 정형, 육분류 교육을 진행한 다음, 교육생에게 레시피와 원료육 2~3kg을 지급합니다. 계량부터 만드는 모든 과정을 본인이 직접 만들어야 하며, 완성된 제품은 홍보용으로 모두 본인에게 지급합니다. 이렇게 익힌 기술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면 다양한 방식의 판로가 생깁니다.

햄, 소시지, 미트로프, 슈바이네 학센 등 수 십 가지의 모든 제품들은 요즈음 뜨고 있는 HMR(가정대용식) 으로도 쓰임이 좋습니다. 또한, 1인 가정과 맞벌이 부부 등이 늘면서 가정에서 요리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 Ready to eat, Ready to cook의 제품으로도 공급하기 좋습니다. 단순히 정육점을 운영할 때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운영이 가능한 겁니다.”

 

▲ 훔메마이스터슐레 제품메뉴 ⓒ 사진 황윤선 포토그래퍼 / 훔메마이스터슐레 제공

일대일 교육 
독일식 즉석육가공전문학교인 훔메 마이스터슐레는 독일식 도제 훈련방식인 일대일 담임제로, 본인 기술로 다양한 즉석육가공품을 만들어 본인의 매장에서 바로 판매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훔메 마이스터슐레는 설립 2년을 맞이하여 교육과정을 확대 개편했다. 그동안 6개월 과정만 개설되어 있어서 배우고는 싶으나 여건이 맞지 않아 선택이 어려웠던 분들을 위해 교육과정과 내용을 신설 또는 추가한 것이다. 

2개월 과정의 속성반은 매주 화, 금, 토요일 3일 동안 수업하며 교육시간은 이론 교육 24시간. 실습 교육 48시간 등 총 72시간이다. 4개월 과정의 심화반은 매주 화, 금, 토요일 3일 동안 수업하며 교육시간은 이론 교육 48시간. 실습 교육 96시간 등 총 144시간이다. 6개월 과정인 창업반(주말반)은 매주 토요일 하루 수업한다. 이론 교육 72시간, 실습교육 144시간 등 총 216시간에 걸쳐 진행한다. 특히 훔메마이스터슐레는 학점은행제가 인정되는 교육 기관으로 학력 인정 및 학위 취득이 인정된다. 

 

원조가 인정하다
마이스터 임성천 교장과 권병선 사무총장의 엄격하고 세심한 교육을 받은 수료생들의 실력은 원산지 독일에서도 인정받을 정도다. 지난 5월 4일부터 9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에서 개최된 2019 독일 IFFA 육제품 품질경진대회에는 훔메마이스터슐레 수료생 및 재학생 10명이 출품했다. 59개 품목을 출품한 10명 모두 59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 47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독일 식육마이스터들과 겨루어도 훔메마이스터슐레 학생들의 제조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임을 확실히 증명한 셈이다. 

독일식육인협회(DFV) Herbert Dohrmann 회장은 심사가 끝난 후 “훔메마이스터슐레 출품자들의 제품은 질적으로 독일 메쯔거마이스터들의 수준에 와있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대한민국 최초 독일 식육마이스터가 가르치고 있는 교육 방법과 기술이 독일의 교육방법과 다르지 않고, 레시피 또한 수백년을 이어온 독일의 전통 육가공기술을 그대로 구현해 내고 있다는 얘기다. 훔메마이스터슐레의 교육은 멀리 외국 유학까지 가지 않아도 실력을 갖추기에 충분하다는 평가에 임성천 교장을 비롯한 강사진은 물론, 교육생들은 더욱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

▲ 훔메마이스터슐레 실습장면 ⓒ 사진 황윤선 포토그래퍼 / 훔메마이스터슐레 제공

성공 모델 찾았다 
훔메마이스터슐레는 이론을 위한 시청각실 및 대강당은 물론, 실습교육 육가공장 교육시설을 완비했다. 인젝터, 진공텀블러, 미트쵸퍼, 핸드스타파, 컨백션오븐, 그리들러, 자동탑실러등 시설 완비로 콜드컷류, 햄류, 양념, 분쇄 조미육, 염지육, 즉석조리메뉴, 페키지 테마상품등을 배울 수 있는 기계 설비까지 완벽하게 갖췄다. 특히 실습교육은 레시피와 원료육 2~3kg을 제공하면 모든 과정을 본인이 직접 진행하는 방식이다. 

임성천 교장이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한 덕분에 교육생들은 수료 후 자신감을 얻고 활발하게 뜻을 펼치고 있다. 매장을 운영하고 있던 경우는 더욱 경쟁력을 갖추게 되어 매출이 오르고, 신규 창업을 하게 된 경우는 주변 경쟁 매장이 있어도 끄떡없다. 서울 강동 마이스터델리, 화양동 항상 부대찌개, 연남동 에큘리, 미아동 마시미트, 사당동 로빈그릴하우스, 경기 광주 심슨부대찌개,  파주 수미마이스터델리, 남해 크란츠러 등 교육을 받은 수료생들이 자신의 매장에서 직접 만든 수제 햄과 베이컨 등을 판매하고 있다. 훔메마이스터슐레를 통해 새로운 창업 모델, 성공 모델을 찾은 것이다.

 

 

▲ 훔메마이스터슐레 임성천 교장 ⓒ 사진 황윤선 포토그래퍼 / 훔메마이스터슐레 제공

손에 기술력을 쥐어줍니다

임성천 교장


건대 축산가공학과를 졸업하자마자 독일로 연수를 갔습니다. 선배들은 대부분 2년 계약이 끝나면 독일 대학으로 진학해서 교수가 되는 코스를 택했는데, 저는 현장을 택했습니다. 전부 교수가 되면 기술자는 누가 길러내나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독일 직업학교 3년 과정을 이수하면서 졸업할 때 식육도제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이후 귀국해서 백설햄에 특채로 입사했다가 마이스터 시험을 보기 위해 다시 독일로 가서 식육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시험 과목이 30가지 이상인데 응시한 103명 중 동양인은 저 혼자였습니다. 

 

훔메마이스터슐레를 설립한 계기는?
모교에서 육가공사업으로 ‘건국햄’을 시작할 때 참여했습니다. 이때 자기 기술로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방식이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을 거란 확신을 가졌습니다. 공사 등 사업을 제안한 적이 여러 번이었지만 여의치 않았는데 미트스쿨에서 제게 교육받은 33명이 투자해서 공동제조장 메쯔거라이를 만들었습니다. 메쯔거라이와 함께 교육기관 훔메마이스터슐레도 설립했습니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교육받고, 제품을 만들고, 창업을 하고, 자신의 매장에서 제자를 길러내고, 제자들이 또 같은 방식으로 창업을 하는 방식으로 성공 모델을 계획했습니다.

 

교육생은 주로 어떤 분들인가요.
현재 정육점을 하고 있거나, 창업 준비를 하는 분들이 훔메마이스터슐레를 찾아옵니다. 배움을 위해 여수, 순천, 고창, 마산 등 전국 각지에서 달려옵니다. 기존 방식으로는 얻지 못하는 부가가치를 즉석 가공으로 얻을 수 있다는 걸 알면 매우 놀랍니다. 예를 들어, 1kg에 3,000원인 돼지 뒷다리를 갈아서 떡갈비로 만들면 1kg에 15,000원으로 껑충 뜁니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돼지 뒷다리보다 떡갈비를 더 많이 구매합니다. 기술을 갖추고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하면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훔메마이스터슐레의 특별한 경쟁력이라면
독일은 직업학교 3년 동안 창업의 소양을 교육시킵니다. 기술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경영·경제·법률 등 자영업자로서 창업할 때 알아둬야 할 운영 능력 전반을 가르칩니다. 그래서 창업해도 망할 확률이 5% 미만입니다. 한국은 그 반대라서 망하기가 더 쉬운 겁니다. 훔메마이스터슐레의 교육은 식육 마이스터인 제가 기술 뿐 아니라 30여 년 동안 사업과 교육 등으로 얻은 많은 경험을 전합니다. 육가공을 비롯해 행정, 위생교육, 홍보, 재무 등 창업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을 시행합니다.

 

앞으로 훔메마이스터슐레의 계획은
앞으로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선택의 길은 스스로 기술을 익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습니다.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입니다. 모든 자영업의 형태가 바뀌는데 정육점만 여전히 붉은 조명 아래 있고, 운영 역시 예전부터 하던 방식을 고수해왔습니다. 이제는 외국에서 보던 것처럼 멋지게 꾸미고, 고기를 비롯해 매장에서 직접 만든 육가공품을 판매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정육점이 늘고 있습니다. 훔메마이스터슐레 출신의 교육생이 운영해서 성공한 사례도 있고요. 이렇게 훔메마이스터슐레의 교육을 통해 완벽한 성공모델을 만들고, 앞으로 더욱 확산시킨다는 계획입니다.

 

 

▲ 훔메마이스터슐레 임경화 교육생 ⓒ 사진 황윤선 포토그래퍼 / 훔메마이스터슐레 제공

“해답을 찾았습니다”

임경화 교육생


훔메마이스터슐레 교육을 받게 된 계기는?
소비자들의 입맛이 고급화되고, 세계화되면서 외국 본토 음식을 먹을 기회가 많아지고, 소비자들의 생활방식과 식문화가 바뀌고 있으니 변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의 탕, 찌개, 조림, 국물, 생고기구이 위주의 판매방식으로는 이런 소비자들을 상대하기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누구도 감히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과 기술을 갖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즉석육가공 교육을 받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국내 정육기술은 거의 갖고 있는 상태로 소. 돼지 발골, 내장과 머리 발골, 양념육, 판매 등을 전부 도맡았습니다. 그러나 남들 다 하는 거라서 배움에 갈망이 있었는데, 2차 육가공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돼지 한 마리 전부를 내 가게에서 완전한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할 수 있어 대형 매장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교육 전과 후에 차이가 있다면.
훔메마이스터슐레에서 교육받기 전에는 정육과 식육에 대한 이론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식육처리기능사 자격증 딸 때 문제집 한 권 본 이후로는 현장에서 귀동냥으로 배운 게 전부였죠. 그런데 훔메마이스터슐레에서  식육의 원리와 숙성, 영양분, 미생물, 숙성 등을 배우면서 예전 소비자들에게 죄송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됐습니다.

또한 2차 육가공품을 배워 만들면서 정육에 대한 시야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정육인들이 소비자들과 대면하여 즐겁고 재밌고 맛있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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