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창업, 맛 유지하는 힘이 중요
상태바
김치 창업, 맛 유지하는 힘이 중요
  • 곽은영 기자
  • 승인 2019.03.12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호텔관광실용전문학교 호텔조리과 이형근 교수

김치는 한국인의 밥상에서 떼래야 뗄 수 없는 메뉴로 꼽힌다. 김치는 그 자체로도 다양한 제조법을 가지며 훌륭한 반찬이 되지만 찌고 볶는 다양한 조리과정을 통해 새로운 요리로 활용이 가능하다. 2012년 세계조리사연맹 주최 세계요리대회에서 김치 요리로 은상을 수상한 김치 요리의 대가 이형근 셰프를 만나 김치의 효능 및 요리의 다양화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형근 셰프는 한국호텔관광실용전문학교 호텔조리과 교수로 『한국음식의 미학』, 『기초한식조리』 등의 저서를 쓴 한식 전문 셰프다. 그는 김치 창업에서 중요한 건 맛과 그것을 유지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 한국호텔관광실용전문학교 호텔조리과 이형근 교수 ⓒ 이현석 팀장

Q. 김치는 한국인의 식탁을 책임지는 대표 메뉴다. 어떤 효능이 있나?
채소를 오래 먹기 위한 절임 음식으로 개발된 김치는 대표적인 발효과학 식품이다. 김치는 세계 5대 건강식품 중 하나이자 세계 역사를 바꾼 음식 50가지 중 하나로 소개될 만큼 글로벌한 음식이다.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김치는 발효 과정을 통해 원재료보다 영양이 더 풍부하게 변신하는 슈퍼 발효식품으로 암과 노화, 비만 등에 대한 예방 및 억제 효과가 있다.

현재 알려진 종류만 300가지가 넘으며 집집마다 담그는 방법이 다르고 기후와 지역에 따라 특색과 발전 방향이 무궁무진하다. 오래 숙성된 김치에서는 신맛과 감칠맛이 나는데 이는 숙성 과정에서 아미노산과 유기산이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아미노산은 신체가 세균을 막기 위해 만들어내는 항체의 주성분으로 피로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탁월하다. 유기산은 위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들고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와 식욕증진을 돕는다. 

 

Q. 김치 요리에 대한 대중의 선호도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과거 김치찜이나 김치전골, 김치말이국수, 김치두루치기 등의 메뉴가 각광받았다면 요즘에는 이와 함께 짜글이, 김치부대찌개, 김치찌개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외식 트렌드 중 하나인 가심비와 간편식은 김치 시장에도 적용된다. 특히 고춧가루가 이에 끼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김칫국물을 액상으로 만들어 간편하게 판매하는 것도 요즘 김치 시장 트렌드 중 하나다.


Q. 김치 창업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통계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점심메뉴로 선호하는 음식 1위가 김치찌개다. 김치를 비롯한 한식은 수요가 많아 그만큼 안정적이고 유행을 타지 않는 창업 아이템으로 꼽힌다. 한식은 창업자의 노력과 상권만 뒷받침 되면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어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예비창업자의 선호도가 높은 편인데, 노동 강도가 높고 주방 인력관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초보 예비창업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이에 완제품 형태로 제품을 배송하는 원팩 시스템을 갖춘 프랜차이즈가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메뉴 준비 과정이 간소화돼 식자재 로스율이 적고 인건비가 줄어 순수익률이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김치가 메인인 한식 브랜드도 절인 배추와 양념을 따로 제공해 바로 버무리기만 하면 되거나 김치 자체를 매일 본부에서 공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운영자가 큰 힘을 들이지 않을 수 있다. 최근에는 식품공장을 설립하고 아예 묵은지 김치찌개를 직접 조달하는 서비스를 하는 프랜차이즈도 인기다.

 

Q. 김치 관련 창업을 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점은 무엇일까?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지 중장기적인 전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묵은지를 주재료로 하는 김치찜을 콘셉트로 잡았다면, 묵은지의 숙성과 유통과정 등 그 맛을 장기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을 계산해야 한다.

묵은지 전문점을 하게 되면 최소한 1년에 약 10톤 이상의 묵은지를 사용하게 되는데 그 많은 양과 맛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숙성과정과 OEM 방식 등에 대한 지식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프랜차이즈를 선택했다면 본부에서 어떤 주재료를 지원하는지, 현장에서 직접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직접생산과 위탁생산의 선을 체크해야 한다. 또 육수가 사용될 경우 희석육수는 어떻게 지원 받는지 등 하나하나 꼼꼼하게 알아봐야 한다.

김치 요리는 맛으로 승부한다. 맛에 숨은 노하우가 없으면 비전이 없다. 김치찌개 전문점을 하더라도 추가메뉴로 호박김치찌개, 고등어김치찌개, 꽁치김치찌개, 돼지갈비김치전골, 김치만두전골 등 부재료를 다양화해 메뉴를 구성할 수 있으므로 재료와 레시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Q. 최근 외식 트렌드와 관련해 예비창업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국내 1인 김치 소비량은 1일 60g 정도로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김치를 아예 먹지 않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 저염분 위주의 식문화 트렌드가 하나의 이유다. 과거에는 김치냉장고 등 저장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음식을 짜게 만들어 보관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저염식은 새로운 트렌드로 치료식으로도 많이 찾는다. 또 식품업계 전반에 프리미엄 바람이 불면서 프리미엄 김치도 출시되는 추세다.

혼밥족과 1인 가구가 늘면서 경량성과 편의성을 가진 소포장이나 썬 김치포장도 트렌드다. 이 외에 김치유산균이 아토피 등의 피부질환과 자가면역질환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기능성을 넣은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Q. 동종 업종과 차별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메뉴 다양화의 방향은?
방금 이야기한 저염식 선호 트렌드를 반영한 김치 및 소포장 개발을 비롯해 버섯이나 다시마류를 첨가한 김치 개발, 부재료를 이용한 액상형 김치 개발 등이 있다. 그리고 무, 마늘, 고춧가루 등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을 이용한 다이어트 메뉴나 다이어트 기능에 우수 물질로 알려진 HCA를 첨가한 김치 개발, 김치 유산균 출시, 서양 샐러드 형태의 백김치 개발, 전통 김치 요리 고증을 통한 메뉴 현대화 및 퓨전한식 개발, 궁중김치요리, 종가김치요리, 사찰김치요리, 전통김치요리, 팔도김치지리지 개발과 활성화 등 결합할 수 있는 것이 많은 것 같다.

또한 AI시대 인건비를 절약해주는 로봇 한식당, 간단한 메뉴는 3D 프린터로 조리하는 주방의 활성화, 빅데이터를 통해 단골손님이 원하는 메뉴 및 조리 방법을 활용하는 고객 서비스 등 형태적으로도 차별화를 둘 수 있다.

 

이형근 교수가 추천하는
묵은지 김치 두루치기

볶을수록 감칠맛이 나는 묵은지와 담백한 돼지고기로 만드는 김치 두루치기. 감자, 청경채 이외에 제철 채소를 이용하면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이형근 교수가 소개하는 묵은지 김치 두루치기의 재료와 조리법을 소개한다. 

■ 기본 재료
목심 1근(600g), 묵은지 1/4포기(250g), 감자 1/2개(80g), 양파 1/2(100g), 청경채 2개(30g), 양송이 2개(50g), 바라깻잎 한줌(100g), 통마늘 6개(30g), 대파 1/2개, 청양고추 1개, 식용유, 생강 반톨, 청주 1큰술, 후추 한 꼬집, 참기름 1큰술, 깨소금 두 꼬집

■ 육수 재료
물 1컵, 5x5 크기 다시마 1조각 (육수는 미리 준비)

▲ 묵은지 김치 두루치기

■ 양념장 재료
고추장 4큰술, 청주 3큰술, 다진 마늘 2큰술, 생강즙 1작은술, 깨소금 2큰술, 
굵은 고춧가루 3큰술, 간장 3큰술, 물엿 1큰술, 매실청 3큰술, 참기름 1큰술, 
육수 4큰술, 굴소스 1작은술, 후추 한 꼬집, 설탕 2큰술, 파인애플 한 조각

■ 재료 다듬기
묵은지 : 폭 2cm x 길이 10cm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
목심 : 3~3.5cm 길이로 잘라 준비한다.
청경채 : 굵은 건 4등분, 얇은 건 2등분 해 꼭지와 잎 부분을 제거한다. 
감자 : 반으로 잘라 0.5cm 두께의 반달모양으로 두툼하게 썬다. 
양송이 : 모양을 살려 1cm 두께로 자른다. 
양파 : 반으로 갈라 1~1.5cm 두께로 썬다. 
대파·청양고추 : 0.5cm 두께로 어슷하게 썬다.
통마늘·생강 : 마늘은 3등분으로 편 썰기, 생강은 채로 썬다.

■ 만드는 방법
1. 간장과 매실청에 굵은 고춧가루를 넣고 불린 뒤, 끓여서 식혀놓은 육수 4큰술, 고추장, 청주, 생강즙, 다진 마늘, 물엿, 참기름, 굴소
  스, 후추, 설탕, 다진 파인애플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설탕은 기호에 따라 넣거나 빼고, 양념장 농도는 육수로 조절한다.
2.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준비해 둔 양파, 감자, 대파, 청경채, 양송이 순으로 넣고 센 불에 2분 정도 볶아 따로 접시에 준비해둔다.
3. 팬에 다시 기름을 두르고 청양고추, 생강채, 마늘을 넣고 센 불에 볶다가 목심, 청주, 후추를 넣고 3분 정도 볶는다.
4. 고기가 절반 정도 익으면 준비한 묵은지를 넣고 센 불에 볶다가 투명해지면 중불로 바꿔 7분 정도 김치 속이 익도록 볶아준다.
5. 김치가 투명해지면 볶아둔 채소를 넣고 김치와 고기를 살짝 섞듯이 볶아준다.
6. 팬 한 쪽에 고기, 김치, 채소를 몰아두고 반대쪽에서 양념장을 15초 정도 살짝 볶는다.
7. 중불에서 센 불로 바꿔 물이 생기지 않도록 30초 정도 볶다가 참기름 1큰술을 두른다.
8. 재료가 양념장과 잘 섞이면 바로 깻잎을 볶고 숨이 죽으면 깨소금을 뿌려 마무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