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후보를 고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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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후보를 고르는 방법
  • 창업&프랜차이즈 기자
  • 승인 2018.08.2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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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창업

 

나는 입지 후보군을 고를 때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다. 내가 닮고자 하는 동 업종의 모델 점포를 3개 정도 고른다. 이때 기준은 위치, 콘셉트, 인테리어 3가지다. 즉 위치가 좋은 점포, 콘셉트가 좋은 점포, 인테리어가 탐나는 점포를 찾는다. 그리고 각각의 가게마다 지닌 장점을 입지적 측면에서 분석해 본다.

 

위치 모델 : 이 길을 다니는 사람은 누구인가?
‘위치 모델’ 점포는 지도 한 장을 준비한다. 점포를 중심으로 크게는 상가, 사무실, 주택가의 분포를 경계선으로 그리고 색칠도 해본다. 점포 인근에 관공서, 은행, 병원, 학교 등 공공건물이 있다면 그 건물들의 힘이 미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그 후광을 가장 많이 받으며 영업을 하는 가게는 어디인지 현장에 나가 찾아보는 것이 좋다.
산타페연구소의 이론생물학자 스튜어트 카프만은 부존질서(order for free)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넓은 땅 위에 개미들이 기어 다닌 흔적이 처음엔 복잡해 보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방향성을 가진 하나의 뚜렷한 길로 드러난다는 개념이다. 길은 ‘의도한 길’과 ‘생겨난 길’이 있다. 도심에 공원을 짓고 나면 디자이너가 예측하지 못한 곳으로 길이 생기는 현상을 우리는 목격한다. 시간의 축적과 함께 발길이 이어지며 생겨난 길은 그 지역 사람들의 끈끈한 삶을 반영한다.
부존질서 개념은 입지 선정에서도 중요한 이론이다. 우리는 이제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 밖으로 나가서 다음 3가지 항목을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① 행인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 지역을 지나다니는가?
② 주로 이용하는 골목은 어느 길인가?
③ 행인들의 연령대는 어떤가?
 이 3가지 질문은 선택할 업종이나 영업 콘셉트와 직결된다. 때에 따라 시간별 유동인구도 분석해 보는데 핵심은 길목을 다니는 고객의 니즈를 읽는 데 있다. 좋은 입지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서 한 가지 팁이 있다. 위치 설명이 얼마나 용이한지 체크하는 방법이다. 당신의 점포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얼마나 쉽게 설명할 수 있는가? 이는 바이럴 마케팅 등 홍보 전략에서도 중요하다. 만약 설명이 길어지고 찾기 어렵다면 마음에 들더라도 재고해야 한다. 중심상권이 아니더라도 설명이 쉬운 가게가 유리하다.

 

콘셉트 모델 : 주인이 의도한 대로 고객이 경험하는가?
‘콘셉트 모델’을 볼 때는 해당 점포를 손님으로 방문하여 상품과 서비스의 결합을 경험해 본다. 파는 것은 상품이고 서비스는 덤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것은 좋지 않다. 서비스와 상품이 결합된 상태가 그들이 파는 아이템이 된다. 그 아이템에 대한 경험이 그들의 운영방식과 어떻게 맞아 떨어지는지, 다시 말해 그들이 의도한 대로 내가 경험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꼼꼼히 메모한다. 상품이 어떻게 서비스로 변화되어 고객에게 제공되는지 살피는 과정이다.

 

인테리어 모델 : 주제가 있는가?
‘인테리어 모델’ 역시 방문은 필수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방문해서 무작정 인테리어만 보고 나오는 게 아니라 먼저 주인장을 만나야 한다. 인테리어에 주인의 개성과 특징이 얼마나 잘 녹아 있는지, 인테리어가 주력 상품을 얼마나 돋보이게 하는지 살피는 게 목적이다. 잘 된 인테리어에는 주제가 있다. 화려함만 보지 말고 하나의 주제를 찾아내야 한다. 인테리어의 핵심은 럭셔리함이 아니다. 인테리어는 손님이 어디에 시선을 던지든 말을 걸고 있어야 하며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모델 점포에서 기억에 남는 원포인트는 무엇인지 찾아 사진도 찍어두자. 원포인트란 가게를 기억하게 하는 메인 색상, 특징적인 조형물과 조명, 소품이나 가구 배치 등을 말한다. 화장실도 빼놓으면 안 되고 상품을 어떻게 포장하는지 포장 재료와 기술도 보자. 어떤 점포는 원색을 사용해 강렬한 인상을 주거나 원목의 질감을 그대로 살려 개성을 어필 한다. 어떤 점포는 사장이 취미로 만드는 레고 장난감으로, 또는 사장이 발품 팔아 모은 아기자기한 장식품으로 소품 콘셉트를 잡기도 한다. 소품은 주인장이 어떤 사람인지, 그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중요하다. 손님들은 소품을 보며 주인을 상상한다.
조명마다 어떤 비밀을 숨겨두었는지, 실내보다 더 깔끔한 화장실 관리로 민감한 여성 손님들을 어떻게 무장해제 시키고 있는지도 체크해 두자.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포장기술로 마지막 인상을 어떻게 남기는지도 살피자. 최고를 보아야 흉내라도 낼 수 있다. 
인테리어 모델링의 핵심은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다. 자주 다니고 그때마다 사진으로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물론 이와 같이 분석을 마친 뒤에 마지막으로 남은 작업이 있다. 우리는 입지란 위치, 콘셉트, 인테리어라는 세 가지 요소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단순히 점포를 고르는 게 입지선정의 핵심이 아니다. 오히려 창업의 본질적인 측면에서 입지란 점주 ‘자신’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업종’과 펼치고 싶은 ‘콘셉트’, 이 세 가지를 맞출 수 있는 점포를 고르는 과정과 같다.

 

부존질서를 찾는 자가 이긴다 
상권분석은 보이지 않는 부존질서를 찾는 것이다. 신촌 골목이나 홍대 거리를 떠올려보자. 유동인구는 많은데 그 흐름이 어디에선가 끊어지는 위치가 있다. 큰 길임에도 불구하고 이면 도로보다 유동인구가 적거나 사람은 많은데 머물지 않고 지나치기에 바쁜 길도 있다. 또 지하철과 버스정류장에서 흘러나온 사람들이 블록 안으로 유입되는 특정한 골목도 있다. 낮과 밤, 평일과 주말의 표정이 달라지기도 한다.
행인들이 어떤 목적을 갖고 유입되는지는 마음에 여유를 갖고 볼 때 보인다. 어떤 부존질서가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여유 있는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상권분석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에 따라서 목표고객, 영업 콘셉트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존질서가 확인되면 투자금도 대폭 낮출 수 있다. 과도한 보증금과 불필요한 권리금을 지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점포는‘만약 내가 창업을 하게 된다면~’ 하는 마음가짐으로 보아야 더 많은 것들이 보인다. 언젠가는 창업을 해보고 싶거나 운명처럼 언젠가 창업을 예감한다면 관심 있는 몇 개의 후보지역을 정하고, 평소에 조금씩 관찰하자. ‘잠재적 창업자’의 입장일 때 노트 한 권을 준비하여 관찰된 지역의 표정을 메모해두자. 예비창업자보다 잠재적 창업자일 때가 시야에 객관성이 더 유지되기 때문이다. 어느 지역이든 부존질서는 존재한다. 상권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그 뒤에 숨은 내용들이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자.

 

 

박홍인 비즈플랜즈(비즈니스창업경영연구원) 원장 겸 (사)한국여성창업교육협회 사무국장 현재 서울시 창업스쿨 지도위원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영업컨설턴트를 맡고 있으며, 관공서를 비롯해 다양한 창업관련 언론매체와 기업체 및 교단에서 명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 (주)한국프랜차이즈진흥원 전문위원 겸 프랜차이즈경제신문 칼럼니스트, (사)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 전문위원, 법무부 수원구치소 창업교정위원, 시사주간지 CNB저널 창업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 「내 인생을 180° 바꾸는 탁월한 선택」, 「성공하는 쇼핑몰 창업가이드」가 있다. e-mail phi3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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