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 深夜食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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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深夜食堂
  • 손고은 기자
  • 승인 2018.09.0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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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신코> 권기욱 대표

해방촌 신흥시장 길가에 조용히 자리를 잡더니 어느새 혼술인들과 동네 사람들이 즐겨 찾는 선술집이 된 <해방촌 신코>. 사람 냄새나는 소박하고 정감 어린 동네 술집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권기욱 대표의 바람과 <해방촌 신코>의 유쾌한 에너지를 가득 담아왔다. 

▲ <해방촌 신코> 권기욱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가볍게 또는 찐하게 괜히 홀로 밖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싶은 날, 삼삼오오 모인 혼술인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고 그렇게 인연이 닿은 이들이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아가는 곳. 해방촌 신흥시장 길가에 자리한 작은 술집 <해방촌 신코>의 밤은 오늘도 사람들의 마음을 촉촉이 달래주며 따뜻하게 깊어간다.  

 

해방촌의 심야(心惹)식당 
해방촌의 심야식당(深夜食堂)으로 불리는 <해방촌 신코>는 권기욱 대표가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그의 바람과 철학이 담긴 작은 선술집이다. 많은 혼술인과 동네 주민을 비롯해 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권 대표는 의류업계에서 탄탄히 쌓아온 경력을 과감히 정리하고 주점에 대한 로망을 실현한 장본인이다.

일본 남성복 브랜드 제품들을 구매해 국내 편집숍에 위탁 판매 하는 업무를 했기에 일본에서 머물고 일본 문화와 트렌드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그 시기에 우연히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끈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을 보게 됐고 ‘우리나라에도 저런 콘셉트의 주점이 있다면 어떨까’란 호기심을 구체화해 탄생시킨 것이 바로 <해방촌 신코>다.

권 대표는 드라마 ‘심야식당’의 메인 술집 공간에 영감을 받아 점포 가운데 커다란 디귿자 모양의 바 테이블 하나만 설치했다. 아울러 부담 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일본식 메뉴들을 엄선해 선보이고 있다. 드라마 ‘심야식당’의 주점보다 더 근사하고 친근한 분위기로 누구든 와서 편히 술 한 잔 기울이기 좋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끌어 찾게 만들다’는 또 다른 의미의 심야(心惹) 선술집으로 혼술인들의 마음을 적시고 있다.

 

홀로 와서 친구가 되어가는 
“제가 혼술을 해보니 그렇더라고요. 무언가 해결하기 힘든 큰 고민이나 사연이 있어 혼자 술을 마시러 오는 경우보다는 저마다의 이유로 집이 아닌 다른 공간과 환경에서 한잔하고 싶은 날이 가끔 있더라고요. 그럴 때 같이 술잔을 기울여주고 담담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면 참 멋지겠다고 생각했죠.” <해방촌 신코>를 한 번 찾았던 혼술 손님들이 단골이 되어 이 가게를 다시 찾는 이유도 이해와 공감, 진심 어린 토닥임, 즐거움의 공유 같은 권 대표의 마음을 손님들 역시 느꼈던 덕분일 것.

“늦은 새벽에 7명의 손님이 제각각 찾아와 혼술을 하던 날이 있었어요. 다들 조용히 술을 마시며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듯 보였는데 어느새 손님들이 함께 대화를 나누고 즐겁게 술을 나누어 마시더라고요. 혼자 온 손님들 모두가 친구가 되어 나가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죠.” 혼술족들이 사랑하는 인기 선술집인 만큼 권 대표에게는 기억에 남는 혼술 고객들이 참 많다고 한다.

“<해방촌 신코> 근처에 살던 친구였는데 월드컵 경기 중계를 저희 가게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큰 TV를 가져와 직접 설치해 준 일도 있어요. <해방촌 신코>엔 TV를 갖다 놓지 않았었거든요. 이 친구 때문에 월드컵 기간 내 가게를 찾은 손님들과 축구 경기를 보며 신나게 응원도 하고 단골들과는 더 돈돈한 우정을 쌓을 수 있었죠.” <해방촌 신코>에서는 늘 기대치 않게 인연이 만들어지고 친구가 되는 특별함의 아우라로 가득하다.

 

▲ <해방촌 신코> 권기욱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사람 냄새나는 정겨운 선술집
일본의 조그마한 동네 식당, 오래된 백반집을 찾아다니며 경험했던 추억들을 한국에서 재현하고 싶었다는 권 대표. 혼자 사는 외로운 영혼들이 많은 조용한 동네, 지금의 해방촌과 같은 매력적인 곳을 발견하게 된다면 이 가게가 처음 이곳에 들어선 것처럼 조용히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들 수 있는 두 번째 공간을 만들 예정이라고.

바 테이블을 돌며 손님들에게 친근하게 말을 건네고 경쾌하게 잔을 부딪치며 건배를 하고, 한 번도 빠짐 없이 문 밖으로 쫓아 나와 손님 배웅을 거르지 않는 권 대표의 바람은 <해방촌 신코>를 ‘사람 냄새나는 정겨운 선술집’으로 손님들의 기억에 남는 것이다. 즐거움은 더하고 슬픔은 덜고 갈 수 있는 잔잔한 마음의 안식처 같은 공간으로 오래오래 머물러 주길 바라는 혼술족과 손님들의 염원이 더해지니 <해방촌 신코>의 밤은 오늘도 사람들의 마음을 촉촉이 달래주며 따뜻하게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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