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은 전략을 복사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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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킹은 전략을 복사하는 것이 아니다
  • 창업&프랜차이즈 기자
  • 승인 2018.06.1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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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마케팅

벤치마킹은 우수한 경쟁업체를 단순히 따라하거나 그 전략을 그대로 복사하여 실행하는 Me too 전략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고객이 내 브랜드(점포)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가지고, 방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강화해야 할 경쟁력과 보완해야 할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관찰하고 분석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문제 점검이 우선
외식업계의 많은 분들이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국내와 해외에 가는 것을 여러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정의하고 있는 벤치마킹은 “어느 특정 분야에서 우수한 상대를 표적으로 삼아 자기 기업과의 성과 차이를 비교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들의 뛰어난 운영 프로세스를 배우면서 부단히 자기혁신을 추구하는 경영기법이다. 즉 뛰어난 상대에게서 배울 것을 찾아 배우는 것이다. 벤치마킹의 정의를 자세히 살펴보면, 나보다 우수한 상대(경쟁업체)를 무조건 따라하거나, 복사하는 전략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벤치마킹은 ‘치열한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한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보다 시장점유율, 고객점유율 등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경쟁업체이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경쟁업체가 가지고 있는 강점, 약점을 관찰, 분석하여 내 사업에 적용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쉽게 얘기하면, 내 브랜드의 가치(Value for Money)를 고객이 지속적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경쟁 브랜드의 특정 분야(예를 들어 메뉴, 브랜드 스토리, 직원 서비스, 테이블 크기, 의자의 편안함 등)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관찰, 분석하여 고객이 가치로 인식(perception)할 수 있는 부분은 나만의 것으로 보강, 수정하고 고객이 가치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벤치마킹은 정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벤치마킹은 소위 경쟁자가 잘 하는 것을 관찰하면서, “와, 이 브랜드는 메뉴 맛이 좋구나” “이 브랜드는 직원의 미소가 밝구나” “이 브랜드는 메뉴판 글씨가 커서 잘 읽혀지는구나” 라고 소위 부럽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메뉴판 글씨가 커서 잘 읽혀지는, 소위 ‘가독성’이라는 부분이 왜 나에게 중요한가? 현재 내 브랜드에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메뉴판 글씨가 작아서 고객들이 주문을 하는데 시간이 소요돼, 직원들의 고객대응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인가? 라고 스스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벤치마킹의 단계
이런 상황을 다시 정리해 보면, 내가 A 라는 브랜드, B 라는 브랜드를 방문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은 첫째, ‘고객이 내 브랜드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인정해 첫 방문 및 반복적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가 강화할 장점, 보완할 약점이 무엇이 있는가’를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다. 이것이 벤치마킹 적용 분야의 선정 단계다. 만약, 내가 정성스럽게 제공하는 메뉴에 대한 브랜드 스토리가 고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이 내 브랜드를 반복적으로 방문하지 않는 이유라고 생각될 수 있다. 이 경우 브랜드 스토리를 고객에게 잘 보여주고 있는 경쟁업체와 그렇지 못한 경쟁업체를 각각 방문해, 메뉴북의 브랜드 스토리를 기획할 때 지향해야 할 것과 지양해야 할 것을 구분해 관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벤치마킹 대상(업체, 브랜드)을 결정하는 것이다. 지인들, 내가 참여하고 있는 커뮤니티 혹은 SNS를 통해 브랜드 스토리를 메뉴북, 인테리어 등에 제시하고 있는 경쟁업체들을 찾는 것이다. 또 브랜드 스토리를 제대로 고객들에게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경쟁업체들을 방문해, 메뉴에 대한 고객들의 질문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직원들의 대응과 고객들의 부정적 반응을 점검해 볼 수 있다. 또 메뉴북에 메뉴와 관련된 브랜드스토리가 제시돼 있었다면, 고객들이 메뉴 주문을 보다 빨리, 쉽게 할 수 있었던 시간적 비용이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상황들에 대해서도 점검해 볼 수 있다. 

필자의 지인의 사례를 살펴보자. 49㎡(15평) 정도의 작은 초밥가게를 운영하는 지인은 “고객에게 맛으로는 지속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인건비 부담이 커서, 예상했던 영업이익의 50%가 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내 목표는 인건비를 축소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라는 벤치마킹의 적용 목표가 있었다고 한다. 필자가 해당 점포를 방문했다. 

이 점포의 가장 큰 성장 장애요인은 사업모델에서 비롯되는 인건비였다. 일식 전문 요리 직원 3명을 운영해야 했고, 세미 셀프 형태이긴 하지만, 테이블까지 음식와 주류(음료 등)을 홀 매니저가 제공하는 사업 형태였기 때문에 인건비가 매출의 약 30~33% 정도 되었다. 더욱 더 심각한 것은 일식 전문 인력을 적기에 구인하지 못하는 경우 필자의 지인은 일식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 않아 초밥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매출 손실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인이 선택한 것은 테이크아웃 초밥으로 사업 모델이었다. 즉, ‘인건비를 축소하는 사업모델을 만들자’라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설정한 후 지인은 일본 오사카, 일본 동경, 그리고 서울의 테이크아웃 전문점들을 방문하였다. 지인이 벤치마킹을 통해 알고 싶었던 것은 크게 2가지였다. 첫째는 ‘패스트푸드가 아닌 일식 전문점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할 경우 고객이 이용을 할 것인가?’

두번째는 ‘초밥을 쇼케이스에 진열해 제공할 때의 진열 가능한 초밥의 종류가 무엇인가?’다. 이에 일본의 패스트푸드 전문점, 대중적인 일식 전문점 등을 방문해 주방에서의 조리사들의 동선, 점포 내 쇼케이스 위치, 크기, 진열되어 있는 일식 초밥 종류의 관계를 면밀히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점포를 개편하고 있는 중이다. 필자의 지인은 사업구조를 변경하기 전의 매출과 유사하지만, 인건비 비중은 25% 미만으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더욱이 주방 직원이 1명으로 줄어들었고, 직원 응대시간이 줄어들면서 직원의 근무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변성수 뷰앤파트너즈 대표  후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대학에서 인문학과 마케팅을 공부했고, 대우경제연구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제일기획에서 삼성그룹의 세계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에 참여했다. 이후 CJ그룹과 (주)원앤원에서 프랜차이즈 경영전략을 기획했다. 현재 뷰앤파트너즈 대표 컨설턴트로 지내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정책위원, 한국생산성본부, 한국능률협회, 동양미래대학, 동국대, 성신여대, 부산외대, 신라대 등에서 강의했거나 하고 있다. 저서로 「뷰 마케팅」 등이 있다.  e-mail bsss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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