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업계, 자체 상생안 누가누가 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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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업계, 자체 상생안 누가누가 잘하나?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8.04.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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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협력 확산을 위한 가맹업계 간담회 개최
▲ 간담회장 전체ⓒ사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제공

공정거래위원회와 프랜차이즈(가맹)업계가 최저임금 인상, 임대료 부담, 카드수수료 등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처한 어려움을 청취하고 상생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자리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취임 이후 프랜차이즈 업계와 공식적으로 5번째 만나는 이례적인 자리였다. 


모범사례업체 적극 지원
지난 3월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상생협력 확산을 위한 가맹본부 간담회’에는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편의점업계를 비롯해 <커피베이>, <탐앤탐스>, <이디야커피>, <엔제리너스>, <본죽>, <빽다방>, <바르다김선생>, <쥬씨>, <롯데리아>, <맥도날드>,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교촌치킨>, <이니스프리> 등 주요 프랜차이즈업체 대표들이 참석해 각각 어려운 환경에 처한 가맹점주를 위한 본부의 상생 협약을 발표했다. 
이날 참석한 가맹본부는 최근 자체 상생안을 마련해 상생안 세부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업계 건의사항을 김상조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업체들은 각각의 상생안을 펼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임대료 상승, 최저임금 상승, 카드수수료 등 다양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조 위원장은 먼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자리는 어떠한 당부의 말을 하기보다는 진심으로 가맹본부와 협회에서 한 일에 대해 경청하고 감사의 말을 전하고자 마련된 자리”임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5000개가 넘어선 가운데 상장회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아직까지 상생보다는 가맹점을 이익창출 수단으로 보는 시선이 크다. 앞으로 가맹본부의 노력과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가맹점주의 소득증대를 위해 가맹점주를 포함 협회차원에서도 협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가를 통해 협약이행모범사례를 만족하는 곳에는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을 약속한다”며 이를 통해 좋은 사례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사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제공

가맹점주에 맞춘 시선 필요
먼저 조윤성 편의점협회 협회장은 편의점 업계를 대표해 현재 처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 협회장은 “현재 4만명의 가맹점주가 영세하고 지원을 받지 못한다. 편의점은 가맹점주에서의 시선이 아닌 대기업 관점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하며 중소기업에 비해 생활금융, 각종 혜택에서 소외돼 있음을 강조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 보면 똑같은 소상공인으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진 편의점 업계 상생안 발표에서는 가맹점 최저수입 보장, 전기요금 지원, 식품 폐기시 비용 지원 등을 골자로 한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CU>의 박재구 대표는 소비자 가치를 올리기 위해선 협력과 상생이 필수인 것을 강조했으며, 이를 위해 생애주기별맞춤프로그램 등을 마련하고, 폐점비용 감소 등의 상생안을 마련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정승인 대표는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365일 24시간 동안 일하는 점주들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전기요금 50% 인하, 학자금 지원, 복지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편의점의 카드 수수료가 2.5% 정도로 1.9%인 마트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소상공인 점주들이 1000원이나 5000원 미만은 받지 않는 등의 조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건의사항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에 대한 방안으로 카드수수료에 대해 소상공인과 같은 혜택을 제공하거나, 본부의 신용에 맞춰 카드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영업시간, 영업일수 자율 선택, 발주 금액의 1%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페이백, 영업위약금 폐지 등 본부가 부담을 껴안고 다양한 상생안을 시행 중임을 밝혔다. 이외에도 우수경영점주들을 본부의 정식사원으로 임명하는 제도를 운영해 현장의 소리를 적극 듣고 있다며 앞으로 검토를 통해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S25>는 향후 기존 연 수입 6000만원에서 3000만원 오른 9000만원에 월수입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은 공정위는 규제기구로, 예산이 1년 1200억원 밖에 안되는 실정이지만 단순히 규제가 아니라 잘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모범사례를 발굴하고 적극 홍보할 것을 거듭 약속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공정위에서 상생안에 대해 너무 일률적으로 강요한 것처럼 느끼지 않을지 걱정이 든다”면서 “업체 규모와 업력에 따라 상황이 다를 수 있는데, 역량 있는 업체가 내놓는 상생안이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이 되는 것은 대단히 안 좋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참석자 단체 기념촬영ⓒ사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제공


가장 중요한건 가맹점주 소득증대 
임대료, 임금 인상 부담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탐앤탐스> 김도균 대표는 “점주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임대료에 대한 인상”이라면서 “5년 계약 후 임대료가 심하면 2배까지 올라 문을 닫는 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가맹점 차원에서 임대료 인상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임대료 인상과 관련해서 정부 차원에서 대책이 마련돼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향후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이 밖의 커피 외식업 가맹본부는 대체로 가맹점주의 구입강제품목을 줄이고 로열티 인하, 광고판촉비 지원 등 각종 비용을 부담하는 상생안을 발표했다.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빽다방>은 “점주수요구조를 위해 15가지 납품품목에 대해 17% 가격인하, 고정로열티 10% 인하 등을 시행중”이라며 <빽다방> 540개 가맹점 중 114개가 추가로 출점한 만큼 앞으로 더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쥬씨>는 지난 1월부터 매출이 일정기준에 미달하는 가맹점에 대해 로열티를 면제하고 있으며 필수품목을 줄이는 동시에 액상시럽, 소스 등 필수품에 대한 가격을 32% 인하했다. 
<커피베이>는 현재 원두, 소스 등 50개 품목에 대해 30% 가격 인하와 약 160여개 필수품목 중 60여개를 빼고 100여개로 조절했다. 또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액 본부에서 지원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지원을 이어나간다고 전했다.  
<맥도날드>는 급격한 상권변화가 있을시 임대료 일시적 인하, 이전 불미스러운 이슈로 인해 전체 매출감소가 이어진 데에 따른 로열티 2년 6개월 청구유예, 합리적 영업시간 도출을 통한 영업시간 단축 등으로 가맹점주와 소통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본죽>은 죽 포장 용기 가격을 18% 인하하고 원가가 최대 25% 상승한 반찬 등 3개 품목의 가격을 동결하고 가맹점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무기한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교촌치킨>은 현재 시세편차가 큰 계육 값에 대해 상한제한제를 도입해 일정가격이 기준 이상의 시세가 넘어가면 일정가격으로 물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촌치킨> 황학수 사장은 “5년 동안 매출이 2배가량 증진했다”며 “이는 상생 경영이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상조 위원장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맹점주의 소득증대임을 강조하며 본부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해줄 것을 부탁했다. 특히 최저임금 상승은 사회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 프랜차이즈에 종사하는 가맹점주 및 소상공인들을 위한 것으로 삶의 조건과 질이 나아질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업권 보호로 상생 잇는 업체들
한편, 가맹점주의 영업권을 보호하는 상생방안도 눈에 띄었다. <뚜레쥬르>는 기존 가맹점에서 500m 안쪽에 있는 곳에선 신규 가맹점 출점을 제한하고 <파리바게뜨>는 가맹점주의 영업종료시간을 23시에서 22시로 1시간 단축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과 <엔제리너스>는 가맹점주들이 사업자금을 대출받으면 이자비용을 최대 2%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니스프리>는 가맹점이 자율적으로 인테리어를 개선하더라도 법정 기준금을 상회하는 65%까지 지원한다고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은 “이번 자리는 공정위에 있는 동안 가장 큰 성과가 될 것”이라며 짧은 기간 내에 상생 가치를 담은 진중한 노력에 감사함을 표했다. 이어 “협회와 공식적인 만남이 5번째로 이례적이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자리를 적극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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