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도 작품이 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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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도 작품이 되는 곳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8.03.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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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드>

삼청동 골목 모퉁이에 숨겨진 미로처럼 자리한 <호아드>,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한옥이 현대미술 작품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호아드> ©이현석팀장

세 개의 공간, 세 가지 매력
<호아드>는 카페와 레스토랑, 갤러리 등 세 가지 공간으로 나뉜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뒤 커피를 마시며 갤러리를 구경할 수 있다. 단순히 식사와 커피를 파는 곳이라기보다 복합 문화공간에 가깝다. 세 개의 공간은 비슷해 보이지만 각기 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우선 카페는 벽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천천히 커피를 마시며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뒷편에 위치하고 있어 전시회를 관람한 뒤 대화를 나누기에도 적합한 장소다. 카페에서 나와 계단을 올라가면 갤러리가 나오는데, 주로 젊은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회화와 함께 설치미술 작품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최근에 문을 연 한옥 레스토랑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돋보인다. 서까래가 노출된 천장과 대리석 식탁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처럼 서로 다른 세 개의 공간이 어우러져 <호아드>만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호아드> ©이현석팀장

 

▲<호아드> ©이현석팀장

풍경, 인테리어 속으로
<호아드>는 삼청동이라는 위치적 장점을 적극 활용해 풍경을 인테리어 속으로 끌어들였다. 카페 벽면이 통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바깥이 훤히 보이는데, 국립현대미술관 뒤에 자리 잡은 조선시대 건축물 ‘옥첩당’과 ‘경근당’이 한 눈에 들어온다.

겨울이면 눈 쌓인 풍경을,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진 풍경을 커피를 마시며 감상할 수 있다. 화려한 장식을 하지 않아도 창 밖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 인테리어가 완성되는 셈이다. 갤러리에선 말 그대로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회화 작품이 걸린 복도 끝에 액자처럼 창문이 나 있고, 한옥 기와 지붕이 그림을 연상시키듯 펼쳐진다.

좁은 계단을 따라 옥상으로 올라가면 현대적인 설치미술 작품과 조선시대 건축물이 만들어낸 이색적인 풍경을 만나게 된다. 레스토랑에서도 마찬가지다. 벽 사이에 낸 창으로 기와 지붕이 보이면, 식사를 하면서도 삼청동 한복판에 있다는 실감이 전해진다. 비 오는 날이면 빗소리를 듣고, 맑은 날이면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천장과 벽이 맞닿는 곳에 창을 낸 것도 감각적이다.

 

▲<호아드> ©이현석팀장

다르지만, 어울리게
처음 방문하는 손님이라면 <호아드>의 구조를 한 번에 파악하기 쉽지 않다. 마치 꼬불꼬불한 골목길이 끊길 듯 다시 이어지는 삼청동을 닮았다. <호아드> 조창호 대표는 “‘한옥 카페’에서 연상되는 뻔한 콘셉트를 탈피하고 싶었다”며 “각각의 건물이 독립적이면서 서로 어우러지도록 설계했다.

그래서 손님들이 ‘미로 같다’는 이야기를 하신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호아드>는 찾아도 찾아도 숨은 매력이 자꾸 나오는 곳이다. 레스토랑 툇마루에 놓인 소반이 고향집에 온 듯 정겹다가도, 갤러리에 전시된 그림에선 젊은 작가들의 통통 튀는 감성이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조선시대의 건축물과 카페 한 편을 장식한 양초 인테리어가 부조화스러운 듯 어울린다. 가장 오래된 것들 사이에서 가장 새로운 매력을 찾을 수 있는 곳, <호아드>에선 서로 다른 것들의 어울림을 만날 수 있다.

▲<호아드> ©이현석팀장



 

 

오픈     2017년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1길 54-3
전화     02-725-1204
영업시간     카페 / 화~금 11:00~09:00
                레스토랑 / 화~금 11:30~09:30
점포규모     카페, 레스토랑 각각 30석
메뉴     아메리카노 4500원
          아인슈페너 7500원
          딸기에이드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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