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전쟁』 김영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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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전쟁』 김영준 작가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8.03.2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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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라는 생태계
『골목의 전쟁』   김영준 작가

『골목의 전쟁』  
김영준 작가

‘골목’은 자영업자와 프랜차이즈 본사, 소비자, 부동산까지 포함되는 하나의 생태계다. 오늘도 골목길에선 수많은 점포가 생겨나고, 또 사라지고 있다. 그 모습을 들여다보면 소비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짐작할 수 있다.  글 김유진 기자 사진 이현석 팀장


궁금하면 파고든다
왜 이 가게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저 가게는 손님이 없어 파리만 날릴까? 누구나 한 번쯤 이러한 의문을 가져봤을 법하다. 김영준 작가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했다는 게 차이점이다. 은행에 근무하면서 경제 블로거로 활동하던 그는 독서를 좋아해 서평 쓰기를 즐겼고, 책에서 얻은 정보를 실제 사례에 적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썼던 글이 출판사의 눈에 띄어 『골목의 전쟁』이라는 한 권의 책이 됐다. 어려운 경제용어 대신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했고, 실제 사례 중심으로 설명한 덕분에 좋은 반응을 얻어 리디북스 경제경영 1위, 국내도서 5위를 기록하는 등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김영준 작가는 “기업가의 성공담이나 사업 이야기가 아닌,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사례를 들어 접근하다 보니 독자들이 더 쉽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를 준비하는 퇴사 준비생이 꼭 알아야 할 마켓 인사이트’라는 소개글처럼, 『골목의 전쟁』은 예비창업자들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창업은 투기가 아니다
지난해 창업 시장의 큰 이슈로 떠오른 대만 카스테라 사건. 김 작가가 『골목의 전쟁』 초고를 완성할 때쯤 ‘먹거리 X파일’ 방송이 전파를 탔다. 수많은 대만 카스테라 점포가 문을 닫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김 작가는 “마치 투기하듯 사업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단기간 큰 수익을 노리고 투기를 하듯 대만 카스테라 창업에 뛰어든 게 문제였다는 얘기다. 2015년 우후죽순 늘어난 연어 무한리필점도 마찬가지였다. 러시아가 EU국가들의 식품 수입을 금지하면서 노르웨이 연어 가격이 폭락했는데, 노르웨이가 아시아 지역으로 판로를 다각화하고 러시아도 라트비아 등을 통해 연어를 우회 수입하면서 전 세계 연어 소비량이 이전보다 증가했다. 결국 연어 가격은 다시 급등할 수밖에 없었고, 버티지 못한 연어 무한리필점은 하나 둘씩 문을 닫았다. 연어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폭락한 원인에 대해 창업 전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비극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김 작가는 “사업은 투기가 아닌 투자에 가깝다. 투자하듯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며 “시장의 크기는 한정적인데 한꺼번에 많은 사업자들이 뛰어들면 재앙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취향과 안목을 가져라
수많은 창업 아이템의 흥망성쇠를 보면서 김 작가가 깨달은 ‘성공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는 “점주 자신이 판매하는 아이템에 대해 취향도 없고, 특출난 안목도 없다면 소비자를 유혹할 수 없다. 창업 시장이 과포화된 상태고 자영업자가 너무 많은데 안목 있는 사람은 소수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나만의 취향과 안목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옷가게를 열더라도 옷을 보는 안목과 남다른 취향이 있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 대만 카스테라나 연어 무한리필점의 사례에서 보듯, 창업하려는 분야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할 줄 안다면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김 작가는 “능력 없는 투자자가 주식에 뛰어들면 투자자 본인만 괴롭지만, 창업을 하면 프랜차이즈 본부, 부동산 임대업자, 소비자까지 괴로워진다. 모두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예비창업자라면 창업을 결정하기 전 꼭 되새겨봐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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