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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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쇼맨>
  • 조주연 기자
  • 승인 2018.01.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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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

어느 정도 자본력이 있는 사람들은 창업을 염두에 두면서도 소위 ‘오토’ 매장을 꿈꾼다. 직원만으로 넉넉한 수익을 얻는 오토 매장은 솔깃하지만 사실 여러 가지 문제가 많다. 직원들의 마인드가 다르고 그에 따라 매출 역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사장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매출이 달라진다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성공하는 매장, 브랜드에 필요한 것은 그것을 향한 사장의 열정과 의지일 것이다.

 

 

서커스단을 처음 만든 P.T. 바넘
영화 <위대한 쇼맨>은 서커스단을 처음 만든 P.T. 바넘의 실화에서 시작된다. 아내와 두 딸이 있는 바넘(휴 잭맨)은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회사의 부도로 하루아침에 실직하고 만다. 그러나 그에게는 괜찮은 아이디어가 있었고, 적지 않은 돈을 빌려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신체적으로 남들과 다른 사람들을 모아 서커스단을 만들면서 승승장구한다. 함께 공연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인정받는다는 보람을, 관람객에게는 특별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면서 바넘은 성공가도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명망 있는 가문 출신의 아내 가족들에게 잘 보이고 딸들을 위해 사교계에 들어가고 싶었던 그는 다른 공연을 준비하고 그의 서커스단은 ‘오토’로 돌아가게 된다. 다행히 그에게는 믿음직한 매니저 필립(잭 에프론)이 있었지만 서커스단의 심장인 바넘 없이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단원들에게는 신뢰와 확신을 줄 사람이 필요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바넘의 외도로 인해 새로 시작한 공연도, 서커스단 사업도 모두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제2브랜드의 유혹, 하지만…
창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바넘의 서커스단은 굉장히 놀라운 시스템이다. 신체적 특성으로 인해 숨어 살던 사람들을 데려왔으니 인건비도 저렴했을 것이고, 각자의 소질을 살렸기 때문에 연습시간이나 교육비도 거의 들지 않았을 것이다. 또 나중에 천막 서커스단으로 이동했을 때는 임대료 등의 고정비는 들지 않았을 테니 이보다 저렴한 공연사업은 없었을 것이다. 나중에 함께 일한 가수 제니(레베카 퍼거슨)의 경우, 일정 수익에 최고급 호텔과 교통편까지 제공했으니 그에 비하면 서커스단은 훨씬 마진율이 높은 일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 연극계에서 이름을 알리던 필립까지 데려왔다. 

하지만 더 크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그는 빚더미에 오른다. 뮤지컬 영화의 특성상 많은 부분이 생략되지만 아마 실제로는 더 엄청난 빚에 허덕였을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모습은 창업자보다는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잘 나가던 제1브랜드가 침체기에 접어들면 바로 제2브랜드를 만들고, 두 개 모두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사라진 브랜드들은 셀 수 없이 많지 않은가. 바넘 역시 마찬가지다. 서커스단이 완전한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공연을 맡았기 때문에 결국은 두 개 모두 실패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잘못했던 것을 반성하고 마음을 다잡은 뒤, 다시 서커스단에 집중했을 때 그는 다시 한번 성공을 거두게 된다. 


독특한 노이즈 마케팅의 성공
이 영화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바로 바넘의 마케팅 능력이다. 아무리 좋은 상품, 콘텐츠가 있어도 알리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돈도 빽도 없었던 바넘은 그래서 독특한 노이즈 마케팅을 사용한다. 바넘의 공연을 비판한 신문기사를 오려오면 50% 할인권을 주면서 고객을 끌어오고, 저질 공연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제대로 된 연출가를 스카웃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의 공연은 조금씩 자리를 잡게 되고, 급기야는 미국인 바넘은 영국 여왕에게까지 초대돼 공연을 하게 된다. 물론 현실에서 노이즈 마케팅은 쉬운 일이 아니고, 전문가를 캐스팅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바넘처럼 색다른 시선으로 자신의 매장, 브랜드를 본다면 어떨까. 언론이나 고객들의 문제제기에 반대로 행동하기는 쉽지 않지만, 조금 방향을 바꿔서 그것을 마케팅으로 이용할 줄 아는 능력, 그것 또한 성공하는 창업자가 지닌 미덕일 것이다. 

 

<위대한 쇼맨(The Greatest Showman)>
감독  마이클 그레이시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2017년 12월 20일
출연  휴 잭맨(P.T. 바넘), 
     잭 에프론(필립 칼라일),
     미셸 윌리엄스(채러티 바넘), 레베카 퍼거든(제니 린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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